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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선 야권 선거연대 할 것" "3자 구도 되면 새누리가 어부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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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선 야권 선거연대 할 것" "3자 구도 되면 새누리가 어부지리"

입력
2014.01.2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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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전·현 대변인"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겨… 상처 주는 말로 공격 말아야"'정당공천 폐지' 논란이 "朴대통령 대선 공약인데 아직까지 아무 얘기 없어"유 "매사에 대통령을 거론… 국회서 개선방안 찾아야"6·4 지방선거 전망유 "수도권·충청 등 고전 예상"… 이 "野 분열해선 승리 어려워"

D-126일. 6ㆍ4 지방선거가 성큼 다가왔다. 새 정치 깃발을 든 안철수 세력까지 출사표를 던져 이번 선거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선거 넉 달을 앞두고 새누리당 정책위 수석부의장(내정)인 유일호 의원(59, 서울 송파을)과 민주당 수석대변인인 이윤석 의원(54, 전남 무안ㆍ신안)으로부터 '지방선거와 여야의 선거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은 27일 1시간 30분 동안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 유 의원은 이날 대변인에서 정책위 수석부의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담에서 이 의원은 "지방선거는 박근혜정부 1년 3개월의 과오를 시정하는 선거"라면서 "기초노령연금에 이어 기초선거 공천 폐지 공약이 파기됐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지방선거는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라면서 "기초선거 공천 폐지 공약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위헌 소지를 없애고 부작용을 최소화하자는 게 새누리당의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야권연대 여부와 관련, 유 의원은 "안철수 신당이 생기지만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는 야권연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 의원은 "3자 구도가 돼서 안철수 세력이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주고 표창장을 받으면 신당에 도움이 되겠느냐"면서 야권통합 당위성을 강조했다. 두 의원 모두 "우리에게 매우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면서 언더독(underdogㆍ약자) 전략을 폈다.

-여야 대치 정국이 계속됐는데 대변인 책임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대변인 자리를 새로 맡거나 떠나는 입장에서 바람직한 대변인상을 얘기한다면.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 대변인은 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자리이다. 따라서 여야가 대치할 때는 괴롭다. 각을 세우고 상대 정당을 공격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야가 대립할 때가 많았는데 그 과정에서 품위 있게 말하려고 노력했다.

이윤석 민주당 의원= 대변인은 기본적으론 말하는 자리이지만 국민의 소리를 잘 듣는 역할에 충실하겠다. 서양 격언에 칼에 베인 상처는 아물지만 말에 베인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고 했다. 절제되고 품격 있는 말을 쓰도록 노력하겠다.

-선거가 다가오면 대변인의 공격수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질 텐데.

이=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말이 있다. 국민들은 정치가 너무 과격하고 투쟁적으로 흐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정부ㆍ여당의 약속 파기와 국정운영 문제에 대해 좋고 아름다운 용어로 비판하면서도 국민들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

유= 무조건 강하게 말하는 것이 좋은 공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유능제강(柔能制剛ㆍ유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이란 말을 굳이 쓰지 않더라도 상처 주지 않고 부드럽게 공격해도 잘 할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의 의미와 성격을 규정한다면.

이= 선거의 의미는 지난 시절을 평가해서 과오를 시정하는 데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1년쯤 됐는데, 국민들은 잘하려고 애쓰는 부분에 대해서도 알지만 기본 공약이 지켜지지 않은 점에 대해 표로 의사를 표시할 것이다.

유= 현실적으로 중간 평가 성격이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지만 지방선거는 기본적으로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이다. 총선과 대선이 아니므로 주민들은 지역을 대표해서 행정을 잘할 사람을 선출하게 된다.

-이번 선거의 정치적 파장이 크므로 여야는 필승 전략을 짜고 있는데.

유= 별다른 전략이나 왕도가 있는 게 아니다.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이므로 무엇보다 좋은 후보를 뽑아야 한다. 또 정책에 대해 국민들을 잘 설득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중간평가 측면도 있으므로 이미 약속한 것을 어떻게 지켰고, 지켜나갈 것인지 알리면서 더 좋은 정책도 개발할 것이다.

이= 박근혜 대통령은 신뢰, 법과 원칙을 내세워 지지를 얻었는데 박근혜 정부의 공약이 과연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지적할 필요가 있다. 모든 노인에게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겠다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아파트 전셋값은 74주째 상승했다. 게다가 80% 가까운 국민이 지지하는 기초선거 정당 공천폐지 공약도 파기하려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공약 파기가 더 나올 수 있다. 돈이 들어가는 기초노령연금 번복에 대해서야 일부 국민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돈이 들어가지 않는 기초선거 정당 공천 폐지 공약이 지켜지지 않으면 국민 불신을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공천 폐지를 지시할 줄 알았는데 아직까지 아무 말씀이 없다.

유= 이 대변인이 부드럽게 말한다고 했는데 너무 세게 하는 것 같다. (웃음) 먼저 기초노령연금 공약은 파기된 게 아니다. 재정이 허락한다면 원래 공약대로 전체 노인을 대상으로 실시할 것이다. 기초선거 공천 폐지는 지난 대선 때 박 대통령뿐 아니라 문재인 안철수 후보도 모두 약속한 것인데 그 취지는 세 가지이다.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되지 않도록 공천권을 내려 놓고, 국회의원의 기득권과 공천 비리를 해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청회에서 대다수가 공천 폐지 방안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과 신인의 진입이 어렵게 된다는 문제 제기도 있었다. 따라서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 경선) 도입 등으로 공약의 본래 취지를 살리면서 부작용을 없앤다면 공약 파기로 볼 수 없다.

-기초선거 공천 폐지 문제가 이번 선거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는 것 같다.

이= 민주당은 전(全)당원 투표를 통해 기초선거 공천 폐지를 결정했는데 정책을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한 것은 정당 사상 처음이다. 현재 기초선거 공천 폐지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6건이 발의돼 있는데 이 가운데 5건이 새누리당 의원이 제출한 것이다. 새누리당이 공천 폐지 공약을 파기한다면 군색해진다. 정치개혁 차원에서 이 문제를 풀 사람은 박 대통령밖에 없다.

유= 왜 매사에 대통령을 거론하는가. 국회에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대통령이 결심해서 내 공약을 한 글자도 고치면 안 된다는 식으로 말할 사안이 아니다. 당내 의총에서 기초선거 공천 폐지 소신을 언급하는 의원도 있었지만 대다수 의원들은 취지를 살리면서 개선 방안을 찾자는 것이다.

-안철수 의원 세력이 신당 추진을 선언함으로써 야권연대 여부가 주요 변수로 등장했다.

이= 야권이 분열해서는 승리하기 어렵다. 안철수 세력이 만든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 분열을 촉발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직도 완전한 민주국가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단계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의 후퇴를 초래하지 않기를 바란다. 어느 지역에서든 2등 싸움을 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주로 부정적 모습을 보여준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주고 민주 세력에게 실망을 주는 결과가 나와선 안 된다. 새정추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민주당 소속이었으므로 양당 체제를 통해 건전한 국가 발전을 유도하는 비판 대열에 서 주기 바란다.

유= 안철수 세력이 지방선거 전에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예상한다. 다만 안철수 신당이 나오더라도 수도권 중요한 곳에서는 야권의 선거 연대가 이뤄지지 않겠느냐 생각한다. 선거 연대를 통해 새누리당을 견제하자는 발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선거 연대는 민주주의와 정치 발전에 역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왕 당을 만들었으면 당당하게 나서야 한다. 야권 분열로 어부지리를 얻겠다는 어부의 심정은 아니다. 지방선거가 3당 구도로 치러진다고 해도 새누리당이 반드시 유리할 것이란 보장도 없다. 신당 후보가 나오더라도 민주당 지지층뿐 아니라 새누리당 지지층과 무당층에서도 표를 가져가기 때문이다.

-야권의 협력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 게 바람직한가.

이= 새정추 측에서 알아야 하는 것은 새누리당이 간절히 바라는 게 3자 구도라는 사실이다. 새정추는 야권의 지지세가 높은 호남을 분열시킬 게 아니라 새누리당의 강세 지역인 영남에 가서 구상을 펼쳐야 한다. 호남 지역에서 여론의 변곡점이 나타나고 있다. 광주일보가 1월 13일 한백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에서 광주에서 당초 상승세였던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30.6%로 주춤해 민주당(34.0%)보다 낮아졌다. 전남에서도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은 23%로 민주당(43.5%)과 큰 차이를 보였다. 그동안 민주당을 겨냥해 회초리를 들었던 민심이 화를 누그러뜨리는 상황이다. 안철수 신당은 상황을 곡해하지 말고 민주당에 들어와야 한다. 3자 구도가 되면 두고두고 역사적 불행의 씨앗이 된다.

유= 여론조사 결과를 들어보니 호남에서 '미워도 다시 한번'정서가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 결사의 자유가 있으므로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만들겠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다만 새 당을 만든다면 말로 아니라 행동으로 우린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신당이 출범한다면 두 야당이 호남에선 경쟁 구도로 가고 수도권에선 연대를 추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 대결 구도, 후보 결정 등 복합적 요인에 따라 표심이 형성되는데,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미리 예측한다면.

유= 저희로선 상당히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새누리당이 불리하게 나온다. 하지만 지금 여론이 넉 달 동안 그대로 유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좋은 후보를 내세워 힘을 모으면 해볼 만하다. 따라서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선거에서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충청권도 현재 유리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하면 나팁?것이다.

이= 뚜껑을 열어 봐야 알 수 있다. 지방선거가 민주당에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3자 대결 구도가 되면 어려운 선거가 된다. 선거 구도가 유동적이어서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2004년과 2012년에는 연초에 어려운 상황에 처했던 정당이 4월 총선에서 대승을 거뒀는데, 이런 전례를 염두에 두고 엄살 작전을 펴는 게 아닌가.

유= 엄살 떨어야 나중에 유리해질 수 있다고 보고 그러는 게 아니다. 요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거론되는 정몽준 전 대표와 김황식 전 총리, 이혜훈 최고위원 등이 민주당 소속의 박원순 시장에게 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신당이 만들어지지 않았지만 이미 정국은 3자 구도로 흘러가고 있어서 야권이 어렵다는 것이다. 안철수 신당은 야권 분열 구도를 만들어서 국민들이 원하지 않은 승리를 새누리당에 안겨 줘선 안 된다.

대담 진행=김광덕 선임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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