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정보유출에 대한 허술한 대책이 한미 통상마찰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ㆍ암참)는 라이나생명, ACE손해보험, AIG손해보험 등 미국계 보험사 사장단을 소집해 대책회의를 열었다. 암참이 이들 사장단을 불러 모은 이유는 금융당국이 최근 카드 정보유출에 대한 후속대책으로 금융회사 전화권유(TM) 영업을 전면 중단한 데 따른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들 보험사들은 TM 판매비중이 90%이상이다.
금융위원회는 카드사에서 유출된 정보들이 보험 모집 등에 불법적으로 활용될 우려가 있다며 26일 TM영업을 3월 말까지 중단하라고 조치했다. 다만 TM판매비중이 70%를 넘는 AIG, ACE 등 6개 손보사와 라이나생명에 대해서는 이번 조치에서 제외시켜줬다. 하지만 이들 회사들에 대해서도 비전속 TM 상담원의 영업행위는 중지시켰다. 이 때문에 비전속 TM상담원 비중이 절반 이상 되는 보험사들은 예외 적용을 받아도 영업에 타격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날 사장단 회의에서는 당국의 TM영업 중지 조치에 대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날 “외국계 생보사 대표가 최종구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면담해 우려의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최 부원장은 사태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주말 갑자기 대책을 발표하면서 보험사들의 TM영업이 일제히 마비상태다”고 말했다.
당국은 업계의 반발이 거세자, 대출 연체 또는 보험계약 갱신 건에 대해서는 TM영업이 가능하도록 조치를 완화한 바 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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