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훈의 주특기인 '선 실리, 후 타개' 솜씨가 이 바둑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됐다. 김동호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세력작전을 펼쳐 우중앙 일대를 크게 경영하려 했지만 박영훈이 별로 힘들이지 않고 삭감에 성공, 일찌감치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실리를 만회하기 위해 김동호가 얼른 좌상귀 삼삼에 침입한 건 당연하고 이후 11까지 실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진행이다. 3 때 4로는 처럼 둘 수도 있지만 흑A가 거의 절대선수여서 어차피 흑은 완생이다.
박영훈이 12, 14를 선수해서 대마의 삶을 확실히 해 둔 다음 16, 18로 붙여 상변에서 다시 실리를 챙겼다. 수순 중 25로는 3, 5로 반발할 수도 있지만 12까지 진행되면 거꾸로 중앙 흑돌이 ?기게 된다. 그래서 김동호가 25, 27로 두텁게 처리했지만 백이 여기서도 또 짭짤하게 실리 이득을 취했다.
이렇게 되고 보니 벌써 집 차이가 꽤 벌어졌다. 이대로 가다간 백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흑이 좀 더 분발해야 할 시점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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