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세입자의 거주비용이 주택 보유자의 절반을 조금 넘는 56%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28일 발표한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 "집을 살 여력이 있는 전세 세입자가 주택 구입을 미루고 있다"며 그 원인 중 하나로 전세 거주비용이 집을 구입했을 때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분석 결과 주택 보유자의 연간 거주비용은 760만원에 달했다. 작년 12월 전국 평균 주택가격(2억5,420만원)을 은행 정기예금이 넣어둘 때 발생하는 이자(기회비용)가 연간 710만원이었고, 여기에 재산세(20만원)와 취득세 및 수리비용(30만원) 등이 더해졌다.
반면 전세 세입자의 연간 거주비용은 430만원(평균 전세가 1억5,290만원의 정기예금 이자)에 불과했다. 집값이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구매에 따른 비용 부담 탓에 굳이 집을 사려고 나서지 않는 것이 전세가격 상승의 원인이 된다는 얘기다.
저금리 기조도 전세가격 고공행진의 요인이다. 한은은 "저금리 탓에 주택 소유자는 월세를 선호하고, 세입자는 전세 재계약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평균 전세금 인상액의 이자비용(181만원)이 평균 이사비용(164만원)과 거의 비슷한 것도 상당수 임차인들이 전세 재계약에 나서는 유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한은은 올해 물가와 관련, "집세 오름세가 확대되고, 공공요금은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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