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신임 KT회장이 취임 첫날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사장급을 포함해 '이석채 맨' 상당수가 옷을 벗었다.
27일 열린 KT 임시주총에서 CEO로 선임된 황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지원부서를 축소해 임원 수를 대폭 줄이겠다"며 인사쇄신을 예고했다. 이어 황 회장은 곧바로 조직개편 및 일부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황 회장은 전체 130명에 달하는 임원수를 35명(27%) 가량 줄였다. 특히 지원부서의 임원급 직책은 절반 이하로 축소했으며, 인력들을 현장으로 전진배치 했다.
이석채 전 회장 시절 영입돼 최 측근 역할을 했던 인사들은 상당수 퇴진했다. 전략업무를 담당했던 김일영 코퍼레이트센터장(사장)과 글로벌업무를 맡았던 김홍진 G&E 부문장(사장)은 이날 물러났다. 또 오세현 KT 신사업본부장(전무), 송정희 SI부문장(부사장), 임수정 G&E 부문 전무 등 이 전 회장이 영입한 주요 임원들도 상당 수 짐을 쌌다. 이 전 회장 퇴진 후 대표이사 권한대행을 맡았던 표현명 T&C 부문장(사장)도 계열사 전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영입된 '이석채 맨'들이 물러나면서, 주요 직책은 KT 출신 전ㆍ현직 인사들도 채워졌다. 'KT맨'인 남규택 부사장이 마케팅부문장에 승진 임명됐으며, KT 연구원 출신으로 이 전 회장 시절 회사를 떠났던 임헌문 충남대 교수가 커스터머부문장으로 다시 돌아왔다. 현장 중시 원칙에 따라 상무보 승진자 중 현장 근무자 비율을 지난해 22%에서 올해 45%로 2배 이상 증가시켰고, 임원도 33%가 현장에서 승진했다고 KT측은 전했다.
황 회장은 전략수립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미래융합전략실을 신설했으나, 실장은 임명하지 않았다. 이 자리는 외부인사로 채워질 것으로 알려졌다.
황 회장은 앞서 주총 인사말을 통해 "글로벌 기업(삼성전자)을 이끌어 본 경험과 국가 R&D 프로젝트를 수행한 노하우를 KT 경영에 접목해서 대한민국의 통신 대표기업 1등 KT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설 연휴 전후로 황 회장은 새로운 경영전략을 밝힐 전망이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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