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동국제강의 꿈… '후판 제왕' 재도약 노린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동국제강의 꿈… '후판 제왕' 재도약 노린다

입력
2014.01.26 18:33
0 0

올해로 '환갑'을 맞는 동국제강이 '후판 제왕'의 명성회복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포스코에 이어 현대제철에까지 밀려 갈수록 설 땅이 좁아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인데 '규모의 경제'에서 워낙 밀리고 있어 과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1954년 설립된 동국제강은 탄생연도로 보면 포스코(1968년)보다도 14살이나 많다. 국내 최초 전기로 제강공장, 민간 최초 대규모 철강공장 등 갖고 있는 타이틀도 적지 않다.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철강업에서, 공기업도 아니고 재벌그룹도 아닌 회사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것 자체가 경이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동국제강의 주력은 후판(厚板). 두께가 6㎜가 넘는 강판으로 선박이나 교량 등 대형 구조물에 쓰인다. 1971년 국내 최초 생산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도 이 분야 강자로 일컬어지고 있다.

동국제강은 건설 및 조선경기가 호황이던 시절, 급증하는 후판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후판이 동국제강의 발목을 붙잡는 양상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건설경기와 세계 조선 경기가 극심한 불황에 빠져 수요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중국산 저가제품 유입으로 공급과잉까지 겹친 탓이다. 지난해 3분기 동국제강의 후판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4%나 감소했다.

동국제강에 직격탄이 된 건 현대제철이다. 현대제철이 지난해 9월 고로 3호기를 가동하면서, 본격적으로 후판시장에 뛰어든 것. 이에 맞춰 동국제강의 주 고객 중 하나였던 세계 1위 조선사 현대중공업은 상당 부분을 현대제철에서 받기 시작했다. 2010년 40%에 달했던 동국제강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24%까지 떨어졌고, 포스코에 이은 2위 자리도 현대제철에 내주고 말았다. 여기에 충남 당진 및 인천 공장 건설에 들어간 대규모 차입금 부담마저 커지면서, 지난해 말 국내 신용평가 기관들은 동국제강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어차피 규모로는 포스코나 현대제철을 당해낼 수 없는 상황. 다급해진 동국제강은 규모의 열세를 기술로 만회한다는 방침 아래, 해외기술제휴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와 관련, 일본 2위 철강회사이자 1999년부터 후판 원재료인 슬래브를 공급받아 온 JEF스틸로부터 ▲후판 압연기술 ▲슬래브 소재설계 및 조달 관련 기술 등을 넘겨 받는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고급 후판시장 진출은 물론 원가경쟁력도 10% 이상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차제에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해 해외시장도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최대 수요처인 대형조선사들은 포스코 현대제철 등 대형 철강사들과 점점 더 밀접해지고 있는 상태다. 포스코는 35년 넘게 거래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는 삼성중공업에 작년에만 800만톤이 넘게 팔았고, 대우조선해양 공급물량도 늘리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올해 후판 생산을 100만톤 가량 늘릴 계획인데, 이 중 대부분을 현대중공업에 공급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흐름으로 보나 규모의 경제로 보다 쉽게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조건"이라며 "고급강 수출 등 해외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