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에 실적을 개선하는 것은 우리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다."
삼성전자 공시(IR) 책임자인 이명진 전무는 24일 기업설명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삼성전자가 내놓은 2013년 4분기 실적은 매출액 59조2,800억원에 영업이익 8조3,100억원.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18.2%나 감소했고,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5.9% 떨어졌다.
사실 이달 초 삼성전자가 잠정 치를 공개했을 때부터 시장에선 '성장한계론'이 돌았다. 삼성전자 측은 ▦신경영 20주년 특별상여금 8,000억원 ▦환율로 인한 수익감소 7,000억원 등을 감안하면 크게 나빠진 수치는 아니라고 밝혔지만, 시장의 우려는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다. 연간 매출 228조6,900억원에 영업이익 36조7,800억원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시장은 4분기 실적 악화를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일단 새해 들어서도 1분기는 고전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올해 연간 실적 흐름은 상반기가 어렵고 하반기에 개선되는'상저하고(上低下高)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1분기는 환율 변수에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건은 2분기 이후다. 그 중에서도 삼성전자 이익의 70% 가까이 책임지는 '캐시카우'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부문의 성적이 핵심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자 보도에서 "마케팅 비용 증가, 중국 저가 업체와 경쟁 심화로 (삼성전자의) 이익 성장세가 압박을 받고 있다"며 "경쟁사의 새로운 스마트폰이 연이어 나오면서 평균 단가가 떨어지고 있는데다 원화 강세까지 겹쳐 삼성전자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대 분수령은 3~4월쯤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의 성패다.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유럽, 중국에서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이 확대되고 신흥시장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보다 10% 중반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IT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의 토마스 강은 "올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선전을 기대할 만한 곳은 서유럽과 북미가 아닌 아프리카, 동유럽, 인도 등 신흥 시장"이라며 "그러나 이 곳은 평균 단가가 낮아 이익을 덜 얻는 곳"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가 삼성전자의 중대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스마트 폰에 너무 의존하는 수익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성장 한계론은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AP통신도 이날 "(삼성전자가) 의료기기, 태양전지, 헬스케어 등에 꾸준히 투자를 하고 있지만 아직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5~10년 동안 추구했던 비즈니스 전략을 다 버리고 다시 한 번 변해야 한다"는 이건희 회장의 신년 메시지도 이런 위기감의 표현이란 지적이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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