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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무거움 많이 느껴" 이틀간 세번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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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무거움 많이 느껴" 이틀간 세번 사과

입력
2014.01.2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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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카드 정보 유출의 일부 책임이 국민에게 있다는 현 부총리의 발언이 걷잡을 수 없는 설화(舌禍) 사태로 번지자 이틀 새 세 번에 걸쳐 사과한 것이다. 그러나 비난 여론과 정치권의 경질론은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현 부총리는 24일 한국능률협회 주최 최고경영자(CEO) 조찬에 참석해 "진의가 어떻든 대상이 되는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면 해명이 아니라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오늘 말의 무거움을 많이 느꼈다"고 반성했다.

그는 "공직자는 합리적인 정책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정책을 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어떤 정책을 피력할 때는 늘 듣는 사람보다는 말하는 사람의 책임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 "하루빨리 이번 사태를 수습하고 중장기적으로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사람으로서의 도의라고 생각한다"라며 "(퇴진론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인다. 책임을 안 진다는 취지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현 부총리의 연이은 사과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냉랭하다. 사과의 형식과 장소뿐 아니라 현 부총리의 표현 한마디, 토씨 하나까지 걸고 넘어지는 형국이다. 미숙한 초기대응으로 화를 자초한 측면도 있다.

"금융소비자의 96%가 정보제공동의서를 잘 파악하지 않는 관행을 지적한 것"이란 1차 사과 및 해명(23일 오전)은 오히려 카드 발급 현실에 무지하다는 비난을 받았고, 2차로 한 '대변인을 통한 대국민 사과'(23일 오후)는 무성의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날 세 번째 사과는 하필 CEO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뤄져 일반 국민의 원성을 샀고, "~했다면" "~라고 생각한다" 등 애매모호한 화법을 쓰는 바람에 성난 민심을 가라앉히기에 역부족이었다. "합리적인 정책보다 합리적인 사과를 하라" "사과하지 말고 퇴진하라"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현 부총리를 비난하느라 종일 뜨거웠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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