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무대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다나카 마사히로(26)의 행선지가 뉴욕 양키스로 결정됐다. 그의 몸값은 무려 7년간 1억5,500만 달러(약 1,650억원)로 추신수(32ㆍ텍사스)가 받은 7년 1억3,000만 달러(약 1,379억원)를 넘어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액 기록을 새로 썼다.
23일(한국시간) 시카고 트리뷴을 비롯한 미국 현지 언론들이 이 같은 소식을 일제히 전한 데 이어 양키스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다나카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다나카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 동안 2,200만 달러를 받고, 7년 차가 되는 2020년에 2,300만 달러를 받게 된다. 2017년까지 4시즌을 채우고 선수가 원할 경우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바이아웃 조항과 전 구단 트레이드 거부권까지 계약 조건에 포함됐다.
메이저리그 역사를 통틀어서도 투수 부문 역대 다섯 번째의 초대형 계약이다. 다나카 보다 많은 연봉 총액을 받은 선수는 최근 7년간 2억1,500만 달러(약 2,300억원)에 계약한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저스틴 벌랜더(7년 1억8,000만 달러·디트로이트), 펠릭스 에르난데스(7년 1억7,500만 달러·시애틀), CC 사바시아(7년 1억6,100만 달러·뉴욕 양키스) 밖에 없다. 평균 연봉을 기준으로는 현역 메이저리그 투수 중 8위, 올 시즌 연봉만 따지면 투수 6위·전체 12위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1억 달러 이상의 계약에 성공한 추신수를 제치고 아시아 최고 연봉자로 올라섰다. 일본 선수 중에서는 2012년 다르빗슈 유(텍사스)가 기록했던 포스팅 금액 5,170만 달러, 6년 총 연봉 6,000만 달러가 최고액이었다.
다나카를 영입한 양키스는 다나카의 전 소속팀 라쿠텐에 2,000만 달러를 이적료로 지불해야 해 총 투자 금액은 1억7,500만 달러(약 1,869억원)에 이른다. 할 스테인브레너 양키스 구단주는 “다나카는 일본이 낳은 최고의 야구선수이며 이번 스토브리그 FA 투수 최대어다. 그의 실력을 생각하면 합리적인 투자다”라고 밝혔다.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조 지라디 감독 등 양키스를 이끌어가는 모든 구성원들이 다나카를 원했다”며 “경쟁이 치열했고, 우리가 조금 더 투자해 다나카 영입에 성공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다나카의 미국 진출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일본야구기구는 지난해 12월 이적료 상한선을 2,000만 달러로 묶고, 이 금액을 제시한 모든 구단이 해당 선수와 협상할 수 있다는 골자의 포스팅 시스템 개정안에 합의했다. 만약 개정 전이었다면 포스팅 금액만 해도 천정부지로 치솟았을 가능성이 높다. 2,000만 달러는 류현진(27ㆍLA 다저스)이 입단할 때 한화가 받은 2,573만7,737달러(약 280억원)보다 적은 금액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다나카에게 돌아간 연봉은 더 높아진 셈이다.
지난해 라쿠텐에서 24승 무패에 1세이브, 평균자책점 1.27을 기록한 다나카는 2012년 시즌 막바지에 올린 4연승을 포함해 28연승이라는 세계신기록을 수립하며 일찌감치 메이저리그의 러브콜을 받아 왔다. 다나카를 영입한 양키스는 단숨에 최강 선발진을 갖춘 팀으로 올라섰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쇼엔필드는 이날 홈페이지에서 올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을 통틀어 최강으로 꼽을만한 10개 팀의 선발투수진을 소개하면서 “C.C.사바시아, 구로다 히로키(일본), 다나카, 이반 노바, 마이클 피네다, 데이비드 펠프스 등으로 이뤄진 양키스 선발진은 지난해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성환희기자
한국스포츠 성환희기자 hhsung@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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