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직장인 A씨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집어 든다. 냉장고와 연결된 인터넷을 통해 현재 있는 식재료로 만들 수 있는 음식과 요리법을 체크한다.
스마트폰에 나오는 바깥온도는 영하 8도. 집을 나서기 전 A씨는 스마트폰으로 자동차 상태를 체크하고 히터를 미리 작동했다. 자동차에 탄 A씨는 '자율주행'모드를 선택했다. 회사까지 자동차가 알아서 빠른 길을 찾아 운전을 대신해주기 때문에 A씨는 편안하게 앉아 태블릿PC로 출근 전 업무를 처리했고, 어제 나온 신곡의 뮤직비디오도 모바일 입체 영상으로 잠깐 시청했다.
가는 길에 앞차가 급정거를 하는 바람에 충돌할 위험도 있었지만, 자동차가 미리 인지하고 정지한 덕분에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회사에 도착해서는 다른 지역 동료, 해외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3D 홀로그램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울트라HD(UHD)로 전송되는 현지 동영상 자료는 좀 더 자세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줬다.
앞으로 6년 후 평범한 직장인의 모습은 이와 같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금보다 1,000배 빠른 5세대(G) 통신기술 덕분이다. 이동통신기술은 '카폰'과 같은 아날로그식 1G로 시작해 CDMA기술을 통한 2G, 화상통화가 가능해진 3G를 거쳐 현재 4G LTE에 이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2일 개최된 제3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5G 마스터 전략'추진계획을 보고했다.
5G 기술이 데이터 전송속도가 1Gbps급이다. 현재 사용되는 4G(LTE)보다 무려 1,000배 빠른 그야말로 '빛의 속도'다. 800MB 용량의 영화를 내려 받을 때 ▦초창기 스마트폰에 쓰였던 3G에선 7분24초 ▦LTE에선 1분25초 ▦LTE보다 한 단계 진화된 LTE-A는 43초 ▦최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개발에 성공한 '3밴드 LTE'에선 22초가 걸리지만, 5G 통신환경에선 단 1초면 충분하다.
속도만 빠른 건 아니다. 사물 인터넷(IoT)은 물론 초고화질(UHD), 홀로그램, 모바일 입체영상 등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할 전망이다.
특히 사물인터넷은 5G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물 인터넷은 냉장고를 비롯해 집안의 실내 온도계, 전등, 가스레인지 등 다양한 기기를 무선인터넷으로 연결해 상태를 확인하고 작동시킬 수 있게 하는 것. 이게 가능 하려면 모든 사물이 전부 네트워크망으로 연결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5G가 상용화될 2020년에는 전 세계 500억 개의 단말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은 "자율주행 자동차가 임박한 충돌이나 교통 체증을 실시간으로 인지하려면 0.006밀리초의 통신이 가능한 5G환경이 돼야 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5G는 실감형 콘텐츠 시대도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풀HD보다 4∼8배 선명한 UHD 영상을 모바일에서 시청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모바일에서 3D 입체영상(홀로그램) 등도 전혀 무리 없이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통신속도경쟁의 종착점이 될 지도 모를 5G 개발을 위해 각 국 발걸음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중국 유럽 미국 일본 등은 5G 기술선점과 기술표준화에 이미 나섰다. 미래부도 2020년까지 세계 단말시장 1위, 장비시장 점유율 20%, 국제 표준특허 경쟁력 1위 등을 목표로 1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5G가 보편화되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생활환경이 펼쳐질 것"이라며 "2020년부터 2026년까지 5G시장에서 총 331조원의 매출이 발생하고 국내 통신서비스부문에서 68조원의 시장이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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