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가 학교와 학생들의 의견차로 결렬돼 올해 등록금이 지난해 수준(평균 연 852만원)으로 동결될 전망이다. 학생들은 돈을 쌓아놓고도 등록금을 내리지 않는다며 학교를 비난하고 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22일 서울 신촌 연세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은 등심위에서 학생 위원들이 합의하지 않은 등록금 책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학생 7명 중 1명이 등록금을 감당할 수 없어 학자금 대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대학은 모든 부담을 대학생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연세대 재단은 적립금으로 4,700억원을 모았고 학교는 지난 한 해에만 건축비로 7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돈을 쌓아 놓고도 학교 측은 재단 전입금 확충에 대해서는 ‘권한 밖이다’, 등록금 인하에는 ‘재원이 없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20일 열린 제5차 등심위에서 학생위원들은 등록금 1% 인하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퇴장, 회의가 결렬됐다. 학생 위원으로 참석했던 송준석(21) 사회대 학생회장은 “등심위원 11명 중 학생 위원이 과반수가 안 돼 사실상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학교 입장에 반대하려면 퇴장밖에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등심위 의결에 구속력을 부여한 사립학교법은 학생 위원의 비율을 30% 이상으로만 규정하고 있다.
학교는 학생위원들의 참석 여부와 관계 없이 조만간 예산 동결이나 소폭 인상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김영세 연세대 기획실장은 “설득이 안 되면 나머지 위원끼리 의결할 것”이라며 “최저임금과 공공요금 인상 등을 고려할 때 인하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의결안을 총장이 승인하면 등록금이 최종 확정된다. 최근 인천대는 등록금을 0.5%, 서울대는 0.25%, 한국교원대는 0.12% 인하, 충북대 부경대 한림성심대 등은 동결 방침을 밝혔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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