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감찰본부는 22일 방송인 에이미(32ㆍ여)를 위해 병원장을 협박해 무료 수술과 돈을 받도록 해 준 혐의(공갈 및 변호사법 위반)로 춘천지검 전모(37) 검사를 구속 기소했다. 현직 검사가 기소된 것은 지난해 1월 자신이 수사한 사건을 매형이 근무하는 법무법인에 소개한 박모(40) 검사 이후 1년 만이며 공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은 검찰 역사상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전 검사는 2012년 11월 에이미의 부탁을 받고 에이미가 성형수술을 받은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 원장 최모(43)씨를 접촉해 지난해 3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700만원 상당의 무료 성형 재수술을 하게 한 혐의다. 이 과정에서 전 검사는 최씨에게 "재수술을 해주지 않으면 압수수색을 하게 할 수도 있다"거나 "병원 박살내 버리고 당신 구속시킬 테니까 각오하라"는 등의 협박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 검사는 최씨가 당시 프로포폴 불법 처방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의 내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들어 "주임검사에게 얘기해 잘 처리되도록 해주겠다"고 회유하기도 했다. 전 검사는 또 이를 미끼로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인한 다른 병원 치료비도 보전해 달라"고 말해 9차례에 걸쳐 총 2,250만원을 최 원장에게 받아 에이미에게 전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에이미의 경우 전 검사에게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도와달라고 단순 부탁한 것으로 판단, 공갈 교사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다.
전 검사는 마이너스 통장 등을 이용해 1억원 넘는 돈을 에이미에게 준 사실도 조사 결과 드러났지만, 검찰은 개인적 도움을 준 것으로 판단했다. 대가가 없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전 검사는 자신이 수사한 피의자가 자살한 일이 있어 (에이미를) 연민의 정으로 도왔다고 하는데, (둘이) 연인인지 여부는 당사자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최씨가 운영하는 병원의 전 직원 김모(37ㆍ여)씨가 전 검사에게 에이미와의 관계를 폭로하겠다며 협박해 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검사 비위와 관련이 없어 감찰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감찰본부는 이날 자신이 수사 중인 피의자에게 품을 받고 부당하게 사건을 처리한 혐의(수뢰 후 부정처사 및 변호사법 위반)로 인천지검 강력부 수사관 박모(46)씨도 구속 기소했다. 박씨는 피의자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뒤 1,000만원을 받았으며 마약 피의자 2명에게 사건을 무혐의 처리해 주는 대가로 각각 1,000만원과 3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이준호 감찰본부장은 "두 사건 모두 검찰의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향후 이러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감찰을 철저히 하고 청렴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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