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장관이 원폭 피해지인 나가사키(長崎)에서 핵무기 사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가 원폭 피해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기시다 장관은 20일 나가사키대 강연에서 "핵무기의 사용 가능성을 넓게 취하는 국가도 있지만 (핵보유국은)적어도 개별 및 집단적 자위권에 근거해 극도로 한정된 상황에서만 선언해야 한다"고 발언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기시다 장관의 발언에 강연을 듣던 원폭 피해자가 "그렇다면 핵전쟁을 인정한다는 것이냐"고 따져 묻는 등 반발이 이어졌다. 기시다 장관은 "현 시점에서 한걸음 한걸음 전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나온 한가지 예"라며 "결코 우리나라가 사용을 인정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강연회에 참석한 원폭 피해자 2세는 "원폭 피해지인 나가사키에서는 핵무기는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한정적으로 사용할 여지를 남겨두는 발언 자체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쓰치야마 히데오(土山秀夫) 전 나가사키대 학장도 "기시다 장관의 발언에서 일본이 핵 폐기를 주도하겠다는 자세를 느낄 수 없다"고 평가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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