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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1월 23일] 허망한 노벨평화상

입력
2014.01.22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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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5월 15일 이라크 이집트 등 아랍 5개국이 팔레스타인 분할안을 승인한 유엔결의(181호)에 근거해 건국을 선언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1차 중동전이다. 군대는 물론 변변한 무기조차 없었던 이스라엘은 예상을 깨고 두 차례 휴전 끝에 아랍 연합군에 완승했다.

■ 유엔 분할안은 불공평했다.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유대인은 인구의 33%, 점유지는 7%에 불과했지만, 유엔은 이들에게 전체 면적의 55%를 줬다. 아랍권이 반발한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선제 공격한 전쟁에서 패하면서 아랍권은 불공평한 분할안으로 얻은 우호적 여론과 명분을 한 순간에 잃었다. 물리적 피해도 엄청났다. 자신에게 할당됐던 땅의 60%를 추가로 빼앗겼고, 70만명의 아랍계 주민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그래서 이 전쟁을 이스라엘은 '독립전쟁', 팔레스타인은 '나크바(재앙)'라고 부른다.

■ 아랍권의 궁극적 목표는 이스라엘의 멸망이다. 팔레스타인 독립은 이를 위한 정치적 수단의 성격이 강하다. 한 국가 안에서 여러 종파와 정파로 갈려 싸우는 것도 서방에 아랍권의 팔레스타인 독립 의지를 의심케 하는 요인이다. 이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전략에도 그대로 투영돼 있다. '땅과 평화의 교환'을 모토로 평화협상이 이어지지만 이스라엘은 땅을 준다고 평화가 오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스라엘이 강경한 자세를 취하는 이유다.

■ 1994년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와 시몬 페레스 대통령,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오슬로 평화협정 체결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78년에는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과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가 관계정상화에 합의한 캠프 데이비드 협정으로 역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얼마 전 모셰 야알론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에게 "노벨상을 받고 편히 떠나라"고 일갈해 파문을 낳았다. 미국의 중재 방식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의 표시다. 역대 가장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양산했으면서도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이-팔 분쟁에서 또 헛된 수상자가 나온다면 코미디다.

황유석 논설위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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