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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매형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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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매형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 세워"

입력
2014.01.22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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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등 적어도 5명의 중국 전·현직 최고 지도자 친인척이 해외의 조세피난처에 유령 회사를 운영한 사실이 폭로됐다. 핵심 지도부가 연루된 이번 폭로로 중국 정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2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시 주석의 누나 시차오차오의 남편인 덩자구이(鄧家貴)는 시 주석이 국가 부주석이 된 직후인 2008년3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엑설런스 에포트 프로퍼티'란 서류상 회사를 세웠다. 그는 이 회사의 지분 50%를 가진 대주주로 등재됐다.

원 전 총리의 아들 원윈쑹(溫雲松)도 아버지가 총리로 재임하던 2006년 같은 곳에'트렌드 골드 컨설턴트'를 설립했다. 원 전 총리의 딸 원루춘(溫如春)의 남편 류춘항(劉春航)도 2004년 같은 곳에 '풀마크 컨설턴트'를 세워 2006년까지 100% 단독 주주였다.

또 덩샤오핑(鄧小平)의 사위 우젠창(吳建常),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조카 후이스(胡翼時), 리펑(李鵬) 전 총리의 딸 리샤오린(李小琳) 등도 조세피난처에 유령 회사를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ICIJ는 이러한 '홍색귀족'이 모두 13명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정계뿐 아니라 중국에서 다섯 번째 부자로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의 창립자인 마화텅(馬化騰), 여성 최고 갑부 양후이옌, 부동산 재벌 소호 차이나 창립자 장신(張欣) 등 부호 16명도 해외에 서류상 회사를 설립해 운영했다.

ICIJ는 조세피난처 유령 회사 설립과 계좌 개설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2곳에서 확보한 자료를 전 세계 15개국의 협력 언론사와 함께 6개월 간 분석해 중국 본토와 홍콩에 주소를 둔 고객 약 2만2,000명과 대만 고객 1만6,000명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ICIJ는 2000년 이후 중국에서 해외로 유출된 자산이 최대 4조달러(4,2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ICIJ는 각국 사회지도층의 재산은닉 실태를 추적해 세계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비영리 탐사보도 기관이다. 1997년 설립돼 미국 워싱턴DC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세계 60여 개국의 기자 160명이 참여한다. 지난해 4월부터 각국 유력 정치인과 부유층이 조세회피처에 숨긴 '검은돈'의 실태를 심층 보도했고 이번 중국 프로젝트도 그 일환이다. 한국에서도 인터넷매체 뉴스타파가 ICIJ와 공동작업해 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 재국씨 등의 탈세 의혹을 제기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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