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1 때 백이 하변을 지키면 중앙 백 한 점을 따낼 게 뻔하므로 류수항이 2로 반발했지만 3, 5를 선수 당해서 실리 손해가 크다. 이제는 정말 뭔가 비상수단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류수항이 11의 패감을 받지 않고 12로 파호한 게 진작부터 노렸던 필살의 일격이다. 이후 22까지 선수한 다음 24로 포위해서 흑 대마 전체를 잡으러 갔다. (7 13 … ▲, 10 … 4)
안조영이 25, 27 멋진 스텝으로 탈출을 꾀했지만 류수항도 26부터 30까지 집요하게 올가미를 조였다. 하지만 대마불사라는 말처럼 역시 고수의 대마는 쉽게 잡히는 게 아니었다.
1부터 9까지 선수로 우변 백을 차단해서 이 부근에 패감 공장을 마련한 다음 11 단수에서부터 19로 막은 데까지 마치 컴퓨터처럼 정확한 타개 수순이다. (15 … ▲) 이때 백이 A로 받으면 흑이 20의 곳에 호구 친 다음 B와 C가 맞보기여서 간단히 살게 된다.
그래서 류수항이 일단 20으로 파호했지만 21로 백 석 점을 단수 치자 백에게 패감이 없어서 도저히 이 패를 이길 수 없다. (22 … 12, 25 … ▲) 163수 끝, 흑 불계승.
35세 '노장' 안조영이 잘 나가는 신예 류수항을 꺾고 거뜬히 8강에 합류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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