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궁금… 2년 만에 '깜짝 두각' 광고회사의 비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궁금… 2년 만에 '깜짝 두각' 광고회사의 비결

입력
2014.01.21 18:34
0 0

지난 연말 국내 광고업계는 혜성처럼 등장한 신생광고회사 '더 슬레이트'로 술렁였다. 최지원(45) 대표 등 30~40대 젊은 광고인 10여 명이 모여 2012년 7월 세운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한국코카콜라의 '코크 플레이(Coke PLAY)' 프로젝트로 미 모바일광고협회(MMA)가 주관하는 세계적 모바일광고제 프로모션 부문에서 국내 광고사로는 처음 은상을 받았다. 또 12월에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주최하는 모바일광고대상에서 1등 격인 장관상까지 거머쥐었다.

생긴 지 1년 반 밖에 안 되는 '햇병아리'의 깜짝 활약은 젊은 광고인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함께 SK텔레콤과의 환상 호흡이 밑바탕이 됐다.

최 대표는 2012년 11월 SK텔레콤 제휴마케팅본부 임정환 매니저에게 '특별한 제안'을 한다. 코카콜라를 사면 일정량의 휴대폰 데이터를 무료로 주는 프로젝트가 가능하겠느냐는 내용이었다.

더 슬레이트는 앞서 한국코카콜라로 측으로부터 코카콜라가 10대 청소년들로부터 예전만큼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답을 찾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21일 본지 기자와 만난 최 대표는 "10대 휴대폰 이용자 10명 중 4명은 데이터 용량을 초과해서 쓰고 있고 10대들은 가장 필요한 것으로 휴대폰 데이터 용량을 꼽고 있다"며 "코카콜라와 데이터 용량을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콜라를 매개체로 데이터를 선물로 주는 방안을 생각했다"고 전했다.

SK텔레콤도 어떻게 하면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답을 찾던 터라 흔쾌히 손을 잡았다. 임 매니저는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음성 통화로는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데이터만 따로 떼어 내 판매를 하거나 마케팅을 한다는 생각은 그 동안 전혀 해보지 못했는데 얘기를 듣는 순간 '이거다'싶었다"고 전했다.

새로운 프로젝트는 속도를 냈다. 코카콜라는 콜라를 산 고객이 핀 번호를 입력하면 포인트로 바뀌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SK텔레콤은 포인트를 데이터 용량으로 충전하고, 데이터를 썼을 때 원래 있던 데이터보다 먼저 빠져 나갔는지, 혹시 요금 지불이 이뤄지지 않은 것인지 등을 확인하는 시스템을 제작했다.

더 슬레이트는 여기에 '코카콜라로 10대들의 놀이터를 만들어 주자'는 개념을 더했다. 이는 편의점이나 마트 등 동네에서 코카콜라를 파는 곳을 지도로 알려주고 그 곳에 가서 출석 체크를 하거나 코카콜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코카콜라 흔들며 춤추기'등 매일 주어지는 게임 미션을 수행하면 포인트를 준다. 이렇게 쌓인 포인트는 ▲스마트폰 무료 데이터 ▲T스토어의 인기 유료 앱 ▲영화관람권, 코카콜라 음료, 미니 냉장고 등 다양하게 보상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4월 프로젝트는 시작과 동시에 유통업계와 이동통신업계 등을 발칵 뒤집어 놓았고, 결과도 대성공이었다. 최 대표는 "10대들은 보너스 포인트 중 70%를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썼다"며 "10대들의 코카콜라 브랜드 선호도가 10% 가까이 오르면서 떠났던 10대들을 돌아오게 하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코카콜라 본사 관계자들도 경품을 주는 수준의 이벤트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와 함께 젊고 참신한 이미지를 갖기 위해 코카콜라에게 정말 필요한 시도라며 극찬했다고 한다.

SK텔레콤도 기뻐하기는 마찬가지. 임 매니저는 "데이터를 대량으로 회사에 판매하고 이것을 다시 일반 고객 마케팅에 활용하는 'B2B2C(기업-기업-일반인)' 영역을 새로 열었다"며 "회사에서 데이터 전용 마케팅의 대상 분야를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그 동안 케이티엔지, 멜론, 맥키스사(옛 선양)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최 대표는 "그 동안은 소비자 분석, 브랜드 컨설팅, 커뮤니케이션 전략, 실행 아이디어를 각각 다른 회사들이 나눠 맡아 진행하다 보니 고객사 입장에서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였다며 "작은 회사지만 왜 제품이 안 팔리고 뭐가 문제인지를 분석하고 답을 찾아주는 '종합 해결사'로 성공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