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을 순방 중인 윌리엄 번즈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21일 "한미 양국은 북한 지도부의 최근 행동과 위험, 그리고 북한이 미래에 취할 수 있는 더욱 무모한 행동과 추가적 도발에 관해 많은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번즈 부장관은 이날 외교부에서 김규현 외교부 1차관과 회담을 마친 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장성택 처형 이후 한미 양국의 대북정책 초점이 북한의 불안정성과 도발 위협에 맞춰져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 맞춰 양국은 고위급 회담을 가급적 자주 열고 대북 협의의 빈도와 강도를 최근 부쩍 강화한 상태다. 지난달 17일 차관급 전략대화, 이달 7일 외교장관 회담을 포함해 최근 한달 여간 세 차례나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양측은 논의가 주춤했던 북한 비핵화에 대해서도 '한반도의 우선 과제'라고 재확인했다. 정부 관계자는 "번즈 부장관은 우리 정부와의 협의 내용을 바탕으로 중국으로 건너가 북한 정세와 핵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는 한일 관계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김 차관은 "한일 관계의 진전을 위해서는 일본의 성의 있는 조치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일 관계가 어려워진 배경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 설명과 함께 미국의 건설적 역할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번즈 부장관은 김 차관 설명에 공감을 표시하고, "한일관계는 미국의 동북아 정책에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이슈"라며 관계 개선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다음달 일본 시마네현의 '독도의 날' 행사가 어떻게 치러질지를 보면 미국의 의지가 일본에 전달됐는지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번즈 부장관은 이어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도 만나 동북아 현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그는 한국 일정을 마친 뒤 24일까지 중국과 일본을 잇따라 찾을 예정인데, 외교부는 "일본 나리타 공항을 경유하면서도 한국을 먼저 찾은 것은 동북아 이슈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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