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교수가 제자에게 학점 이수를 빌미로 돈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끝까지 돈을 주지 않은 제자는 이 교수의 과목에서 낙제점을 받아 졸업하지 못하게 됐다.
관동대는 스포츠예술대학 음악학부 4학년 이모(24)씨가 A교수로부터 금전 요구를 받았다고 신고함에 따라 교원 윤리위원회를 열어 진상 조사를 시작했다고 21일 밝혔다.
학교에 따르면 이씨는 졸업 필수학점을 빌미로 전공과목 A교수가 현금 50만원을 내라고 했다며 이달 초 학교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2학기 이씨가 수강한 A교수의 수업은 '전공실기'로, 졸업을 위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전공필수 과목이다.
이씨는 지난해 상반기 취업을 한 뒤 취업계(직장에 나가야 하니 출석을 과제물 등으로 대체해 달라고 요구하는 서류)를 내기 위해 학교에 찾아갔을 때부터 A교수가 '십일조'를 운운하며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씨에 따르면 A교수는 "취업을 해서 돈을 벌고 있으니 성의를 보여야 한다"며 "졸업하고 싶으면 현금 50만원을 내 계좌로 보내라"고 말했다.
이씨는 A교수의 계속된 요구에도 끝내 50만원을 입금하지 않은 채 지난해 12월 전공실기 과목의 기말시험격인 졸업연주회에 참여했으나 F학점을 받았다. 전공필수 과목을 이수하지 못한 이씨는 결국 올해 졸업할 수 없게 됐다.
같은 학과의 한 학생은 "이 사건을 계기로 그 동안 쉬쉬하던 학생들이 A교수와 관련된 증언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A교수가 학생들의 장학금을 가로채고 편입생들로부터 학회비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겼다는 진술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A교수는 지난해 1학기 스포츠예술대학 한 학생의 이름으로 본인의 동의도 받지 않고 근로장학금을 신청, 학생이 받은 장학금 150만원 중 1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A교수는 학생들이 없는 혐의를 뒤집어 씌우고 있다고 반발했다. A교수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모두 부인하면서 "윤리위원회를 통해 사실관계가 밝혀질 테니 기다려달라"며 말을 아꼈다.
이씨는 "나와 마찬가지로 취업해 수업에는 나가지 않고 졸업연주회만 참여한 다른 학생은 F학점을 받지 않았는데, A교수에게 5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줬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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