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조건 없이 6자회담을 재개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남북간 상호비방을 중단하자는 이른바 '중대 제안'을 내놓은 북한이 우방인 러시아를 통해 국제사회와의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지도부가 전제 조건 없이 6자회담을 재개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자신들의 태도에 진정성이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해야 한다"면서도 "(6자회담) 참가국들이 체면에 연연하지 말고 합의를 추구해야 하며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은 북한 문제를 한반도 지역에 미사일방어(MD)시스템을 구축하는 구실로 삼아서는 안된다"며 MD 문제가 러시아와 미국의 협력 확대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요인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정부는 20일 북한에 장기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의 석방을 위해 특사를 파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북한의 초청만 있다면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를 현지 파견해 배씨의 석방을 위한 교섭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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