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전ㆍ현직 대학총장들이 6ㆍ4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으로부터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어 구체적 행보에 나설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은 기존 정치권이 갖지 못한 참신성에다 전문성까지 갖춰 일부 대학총장은 차세대 리더로까지 주목 받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삼고초려까지 해가며 부산시장선거 출마를 부탁한 장제국(50) 동서대 총장은 정치권 안팎에서 ‘폭풍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2012년 총선 때도 새누리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출마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진 장 총장은 참신성에 전문성, 글로벌 능력까지 갖춰 여야 모두 탐내는 전국구 인물이다.
장 총장은 고교(브니엘고) 졸업 무렵 미국으로 건너가 시러큐스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일본 사립명문 게이오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아 미국은 물론 일본에도 정통하다.
그는 특유의 국제적 감각으로 부산-후쿠오카포럼을 발족시켰으며, 2012년 10월에는 아시아 대학총장포럼(AUPF)을 동서대에 유치했다. 사흘 일정으로 열린 이 포럼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7개국 68개 대학총장이 참석하는 성황을 이뤄 글로벌 역량을 입증했다.
동서대 역시 캠퍼스 아시아사업을 선도하는 한편 미국과 중국에 현지캠퍼스를 운영, 부산은 물론 전국에서도 가장 글로벌화한 대학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장 총장을 신언서판(身言書判)을 다 갖춘 보기 드문 인재로 보고 안철수 진영으로 갈 경우 ‘안 신당’의 2인자로 차차기 대권 도전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대학경영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거돈(65) 전 한국해양대 총장 역시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력한 시장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오 전 총장은 한국갤럽의 부산시장 여론조사에서 13.5%의 지지율로 권철현 전 주일 대사와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 등 쟁쟁한 여권 후보를 물리쳤다.
오 전 총장은 부산시장 권한대행 등 오랫동안 시정을 편 행정전문가인데다 해양수산부장관과 해양대 총장 등을 거치면서 부산의 주력산업인 해양수산업에 정통한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전직 대학총장이 갖는 청렴성과 전문성 역시 경쟁력의 바탕이 되고 있다.
그는 2004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 열린우리당 후보로 37.7%를 득표한 데 이어 2006년 부산시장선거에서도 열린우리당 후보로 24.1% 득표로 패배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안철수 측의 러브 콜 등을 뿌리치고 무소속 출마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설동근(65) 동명대 총장 역시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 경선에 나서야 한다는 정치권 일각의 응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 총장 발탁설’은 새누리당 부산시장 후보 의원들이 여론조사 등에서 그리 신통하게 나타나지 않는데 따른 것으로 설 명절 이후에도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경우 실현가능성이 급격하게 높아질 공산도 배제하기 힘들 전망이다.
설 총장은 2000년 7월부터 10년간 부산교육감으로 근무하면서 방과후 학교를 전국 최초로 도입하는 등 ‘부산발 교육혁명’을 일으킨 장본인으로 오래 전부터 정치에 관심을 가져왔다.
그는 오랜 교육행정을 진두지휘한 전문성과 이권에 얽히지 않은 청렴성에다 과감한 개혁을 마다하지 않는 추진력과 참신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서울지법 부장판사 출신으로 한국형 로스쿨을 가장 먼저 도입한 부구욱(61) 영산대 총장 역시 전문성과 참신성을 갖춰 언제라도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을 만한 리더로 평가 받고 있다.
부 총장은 대학경영과 관련 부산에서 가장 먼저 CEO형 대학총장이란 명칭을 얻기도 했다.
정치에 관여하는 일부 대학교수들이 부정적 의미인 폴리페서(polifessor)로 불리는 것과 달리 대학총장들의 경우 상당히 예외적이어서 이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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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배기자 kimc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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