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자로 화교기업이 선정되면서 또 한번 '역차별'논란이 일고 있다. 중소ㆍ중견기업 우대를 위해 면세점 입찰에 대기업들을 배제했지만, 정작 혜택은 외국계 자본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업계는 아우성이다.
20일 관세청 및 평택시 등에 따르면 ㈜교홍은 최근 실시된 340㎡ 규모의 평택항 국제여객터미널 내 출국장 면세점 입찰에서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10개 업체가 참여한 입찰에서 ㈜교홍은 20억1,000만원을 써냈다.
평택항 내 면세점은 그 간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해 왔지만, 계약기간이 만료되자 중소ㆍ중견기업 활성화 차원에서 대기업과 공기업 등을 배제한 채 이달 초 입찰이 진행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국내 중소ㆍ중견기업들은 대기업 배제 입찰의 혜택을 보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최저입찰금액이 2,683만원이었는데 무려 80배에 달하는 가격에 낙찰이 이뤄졌다"며 "작년 매출액이 130억원 정도인 면세점에 1년 임대료조로 20억원을 쓸 수 있는 중소ㆍ중견기업은 아무데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관광공사가 현재까지 임대료조로 내기로 한 돈은 2억원이었기 때문에 이번 낙찰금액에 대해 관세청과 평택항측도 놀라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이번 입찰 결과에 또 한번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실시된 김해공항 면세점의 DF2구역 입찰 역시 대기업을 배제한 결과, 중소ㆍ중견기업 아닌 세계 2위 면세점 듀프리와 제휴한 회사 '듀프리 토마스줄리코리아'가 운영자로 선정됐던 것. 이어 평택항 면세점도 또 다시 화교자본 품에 돌아가자 역차별 논란은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당국은 규정상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관세청 관계자는 ㈜교홍에 대해 "30년 이상 한국에서 운영돼온 국내 법인인 것으로 안다"며 "다만 논란이 있는 만큼 면세점 운영자격이 실제로 있는지, 중소ㆍ중견기업에 해당하는 지 등을 따져 허가를 내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홍은 한국과 대만 이중국적을 가진 화교 사업가가 세운 기업으로, 국내에서 30년 가까이 외국물품 보관창고업 등을 해왔다. 지난해 시내 면세점 입찰에도 지원했지만 2차례 낙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홍은 한국 국적에 수십 년 한국에서 활동한 자신들을 업계가 '외국자본'으로 규정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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