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금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고 이탈리아 상원의원직마저 박탈당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뜻밖의 선거법 개정 협상으로 정치 일선에 복귀했다.
이탈리아 최대 야당인 포르차(전진) 이탈리아 당을 이끄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18일 연립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민주당의 새로운 지도자 마테오 렌치를 만나 선거법 개정 문제를 논의했다고 이탈리아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선거법은 어느 정당도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도록 개인이 아닌 정당에 투표하는 방식이어서 개정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돼왔다. 렌치는 회담이 끝나고 나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시급한 정치개혁 방안 등에 깊이 공감했다면서 민주당 지도부에 선거법 개정 방향 등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대립각을 세웠던 민주당 내부에서는 2010년에도 밀라노의 베를루스코니 호화 저택을 방문했던 렌치가 또다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선거법 개정 문제를 논의한 사실을 달갑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 수십 명의 시위대도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회담 장소에 도착하자 "범죄자와 협상 없다" "부끄러운 줄 알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그의 차량에 계란을 던졌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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