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도시건설청이 주민지원센터 등 공공시설을 건립하면서 시각장애인용 점자블록 설치를 외면하고 있다.
20일 행복청과 세움종합건설㈜에 따르면 세종 아름동 1-2생활권 복합커뮤니티센터가 지난해 12월 준공됐다. 국비 570억원을 들여 행복청이 발주하고 세움종합건설이 시공한 이 센터는 주민지원센터를 비롯해 경찰지구대 119안전센터 우체국 수영장 등을 한곳에 모은 공공시설이다.
그런데 이 센터는 실내 복도와 계단 등 어디에도 안전유도 점자블록이 설치되지 않았다. 단지 정문 입구에 정지선을 알리는 길이 1.5m정도의 가로 블록 한 두 개만 설치됐을 뿐이다. 세종교육청이 건립한 인근 국제고등학교의 경우 주차장에서 교실까지 안전유도 점자블록이 설치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유성식(50) 세종시각장애인협회장은 "행복청이 시각장애인의 고충을 무시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은 외출도 하지 말란 말이냐"며 분노했다. 그는 "유도블록이 복도와 현관을 비롯해 실외에도 설치돼야 한다"며 "국립세종도서관과 복합커뮤니티센터를 비롯한 신도심 공공시설 곳곳에 장애인 안전을 위한 배려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행복청과 시공업체인 세움건설은 시각장애인 안전시설이 미흡한 것은 설계상 문제거나 예산부족 때문이라는 등 궁색한 변명을 늘어 놓기에 급급하다.
행복청 관계자는 "예산부족으로 준공 전에 장애인 안전시설을 미처 챙기지 못했다"며 "세종시와 장애인 안전시설 설치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세움종합건설의 현장관리 책임자도 "점자블록은 설계대로 설치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윤형권기자 yhk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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