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나눌 때 행복해 지는 것 같아요. 작은 나눔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새로운 삶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뿌듯합니다."
현직 경찰관이 생면부지의 백혈병 환자에게 골수 기증을 결정해 훈훈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주인공은 서울 마포경찰서 홍익지구대 소속 윤희건(29)순경. 윤 순경은 지난 15일 지구대에서 근무 중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내용은 윤 순경의 조혈모세포(골수)가 급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한 20대 대학생과 99% 일치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2006년 군 복무 중 골수 기증 신청서를 썼는데, 8년 만에 이식할 수 있는 환자를 찾은 순간이었다.
전화를 받은 윤 순경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이식 수술을 받기로 결심, 다음달 17일 골수 이식 수술을 앞두고 있다. 그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내 골수를 이식받은 환자가 다시 대학생으로서 꿈을 펼쳐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순경이 자신의 골수로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겠다는 꿈을 처음 갖게 된 건 고교 시절 단짝 친구의 죽음 때문이다. 그는 "고등학교 때 단짝이던 친구가 급성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며 "친구를 보내며, 언젠가는 친구처럼 백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새 생명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자를 떠올리면 하루라도 빨리 수술을 받고 싶다"는 그는 "오랫동안 염원하던 생명 살리는 일에 동참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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