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지난해 다승왕 출신 크리스 세든(31ㆍ요미우리)을 붙잡지 못했다. 잡고 싶어도 금액으로는 도저히 일본 구단을 따라갈 수 없었다. SK의 대응은 빨랐다. 대체 선수 물색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인 결과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텍사스에서 뛴 로스 울프(32)를 영입했다.
전화위복의 기회일까. 기존 조조 레이예스(30)와 울프로 외국인 투수 구성을 마친 SK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스프링캠프에 한창이다. 이들 두 명은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 위치한 히스토릭 다저타운에 곧바로 합류해 신체 검사를 마치고 곧바로 롱토스를 소화했다. 19일에는 팀 내 투수 가운데 가장 먼저 불펜 피칭을 시작했다. 이만수 SK 감독은 “몸을 잘 만들어 왔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울프는 안정된 제구력에 최고 시속 148㎞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불펜 피칭에서도 다양한 구종으로 40개를 던졌다. 비디오 영상이 아닌 직접 울프의 공을 확인한 이 감독은 “볼 끝의 움직임이 상당히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든의 피칭을 처음 보고 느꼈던 기분을 다시 느낀 것이다.
빠른 적응을 위한 훈련 태도 역시 마음에 쏙 들었다. 이 감독은 “피칭을 마치고 본인이 적극적으로 투수코치와 포수에게 다가가 공에 대한 평가를 묻고 답하는 모습이 긍정적으로 보인다”며 “다음 피칭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울프의 적응 도우미인 레이예스도 기대 이상의 훈련 속도로 다가오는 시즌 전망을 밝혔다. 지난 시즌 좋았던 초반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8승에 머문 것이 아쉬웠지만 올해는 두 자릿수 승리 목표로 다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레이예스는 시속 150㎞의 강속구에 투심, 커터 등 빠르고 날카로운 구종을 갖췄다. 다만 위력적인 무기를 살리기 위해 불안한 제구력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든든한 원투 펀치는 9개 구단 체제에서 큰 힘이 된다. 쉬는 기간을 잘 계산해 선택과 집중을 잘 한다면 나머지 투수들의 운용도 여유로워진다. 휴식을 앞둔 3연전에 1~3선발을 모조리 투입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에는 또 다시 원투 펀치를 가동할 수 있다.
지난 시즌 SK는 휴식을 앞둔 경기에 남는 선발 투수를 롱 릴리프로 돌려 재미를 못 보고 역효과만 났다. 지난해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투수 운용을 한다면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김지섭기자 onion@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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