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로 인해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전세물량이 줄어들어 올해에도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방학을 맞아 학군 수요가 몰린 서울 지역의 경우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며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1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17일까지 서울의 누적 전셋값 상승률은 0.47%를 기록했다. 이는 전셋값 상승세가 가팔랐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0.35%를 0.12%포인트 뛰어넘은 것이다. 반면 전국 전셋값 상승률은 0.2%, 수도권 0.27%로 지난해 동기(각각 0.36%, 0.31%) 대비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부동산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대치동, 잠실, 목동 등 학군 인기지역의 경우 수요자에게 인기 있는 중소형 전세 매물은 거의 씨가 마른 상황이다. 이에 따라 거래 물량도 예년보다 크게 줄었다. 실제로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8일 기준 전세거래량은 하루 평균 111.7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의 경우 서초구 등의 재건축 이주 수요와 작년에 다소 어려웠던 수능의 영향으로 좋은 학군으로 이사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예상보다 높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수도권이나 신도시의 경우 비수기 숨 고르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서울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하자 전세를 찾아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사람들로 인해 분당 등 서울과 인접한 신도시 일부 지역의 전세가격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 통계에 따르면 지난 주 수도권 신도시 중에서는 분당(0.05%), 산본(0.03%)·평촌(0.01%) 등의 전셋값이 올랐다.
작년에 전세가가 워낙 많이 오른 상태여서 수요자들이 체감하는 상승폭은 훨씬 크다. 함 센터장은 "수치로 나타나는 전세가격 상승폭이 1% 미만이라도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라 실제 느끼는 부담감은 더 클 수 있다"며 "결국 전셋값 마련을 위한 대출 수요가 늘어나 '렌트(전세)푸어'가 증가하는 등 사회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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