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차세대 청정 에너지원인 수소산업 메카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국수소산업협회가 울산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지방에서 전국 단위의 협회가 설립된 것은 드문 일이다. 그간 전담기구가 없어 애를 먹었던 기업과 관계자들은 쌍수를 들어 반기고 있다. 총회에서 초대 협회장으로 선출된 이치윤(51) ㈜덕양 대표를 만나 수소산업의 현재와 미래, 과제 등을 들어봤다.
-협회의 역할은
"전국에 산재한 수소산업의 분야별 역량을 모을 협의ㆍ상생 네트워크입니다. 신재생에너지의 대표주자로서 '수소경제시대'로 성공적 진입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며 에너지, 화학, 자동차, 안전환경산업 등 다양한 산업과 융복합화를 이루기 위해 설립했습니다."
-서울이 아닌 울산에서 창립했는데 어떤 의미냐
"울산의 수소생산량은 국내의 60%를 차지하고 있고,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체제를 구축한 기업체가 있는가 하면, 세계 최대 수소타운 조성에다 전국 최고 수준의 수소배관망이 구비돼 있는 등 인프라가 가장 앞선 곳입니다. 또 기술융합이 용이한 전ㆍ후방산업이 모여 있어 수소경제시대를 이끌 훌륭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협회는 울산에 있지만 지역별 지부와 안전환경, 산업, 연구, 정책을 전담할 분과는 관련 인프라가 풍부한 지역에 둬야 한다고 생각해 우선 수도권에 사무국 설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국내 수소산업의 현재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인프라가 아직 걸음마 수준입니다. 독일은 2023년까지 400개의 차량용 충전소를 설치하고, 일본은 가정용 수소연료전지 보급이 이미 5만가구를 넘었습니다. 수소산업이 미래 국가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 자명한 만큼 수소산업의 융복합화에 앞서 품질 표준화와 규격화가 선행돼야 합니다. 독일과 일본 등에서는 LPG나 CNG 충전기 옆에 수소충전기를 두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법규 정비가 이뤄지지 않아 수소충전소 설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품질 및 안정성에 대한 국내기준(표준화) 개발과 수소산업 융복합화를 지원, 산업을 육성할 정부의 전담부서 신설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수소경제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나
"수소는 반도체, TET-LCD, 광통신, 석유화학은 물론 태양광, 연료전지 분야까지 수요가 확산되면서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수소수 생성기에서 헬스케어, 화장품, 식품, 음료, 의료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목재, 석탄을 거쳐 석유시대의 정점에 와 있습니다. 길어야 30~40년 안에 부존량이 급격히 줄어 가격이 급등할 것입니다. 화석연료의 고갈과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수소가 가장 주목 받고 있으며, 기술도 상당 부분 완성돼 있습니다. 수소를 일반인도 널리 사용하는 수소경제시대는 예상외로 빨리 도래할 수 있습니다."
-수소경제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과제는
"안정성이 최우선입니다. 수소는 친환경에너지의 대명사지만 상당수 사람들은 수소폭탄을 떠올리며 불안감을 표명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소가 여타 탄화수소계 화석연료보다 안전성 확보가 용이한 물질이라고 합니다. CNG와 LPG도 초기엔 안전에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수소경제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보급에 장애가 되는 법규 개선과 국가적 인프라 구축이 시급합니다."
-현재 신재생 에너지간 경쟁은 어떻게 전개돼 가나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원들은 모두 크고 작은 한계가 있습니다. 태양광, 풍력 등 자연에너지는 투자 대비 효율이 낮고, 지리 조건에 따라 산출량에도 큰 차이가 있습니다. 반면 수소는 고효율에다 대기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입니다. 각각의 장단점으로 인해 당분간 선의의 경쟁을 통한 발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봅니다."
◆이치윤 협회장은 누구
국내 1위 산업용 가스업체인 ㈜덕양 이덕우 회장의 아들로 학성고와 울산대를 나와 고려대 경영대학원 등을 수료했다. 1984년 대학 졸업 후 가업을 잇기 위해 덕양의 평사원으로 입사, 영업과 배달 등 밑바닥을 훑었고 관리와 재무분야를 거쳐 2008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춘포문화장학재단 이사와 차세대기업인클럽 회장 등 직함도 갖고 있다.
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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