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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개업 변호사 1만명, “대형 로펌 아니면 망할 위기”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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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개업 변호사 1만명, “대형 로펌 아니면 망할 위기” 양극화 심화

입력
2014.01.1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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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졸업생들이 서울로 몰리면서 서울의 개업 변호사 수가 1만 명을 넘어섰다. 법률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굵직한 사건은 대형 로펌에 몰리고, 개인 변호사들은 수임이 어려워지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19일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서울지역 개업변호사는 1만474명으로 집계됐다. 2012년 말 9,124명보다 15%가량 늘어난 것으로 2,663명이었던 2000년에 비해서는 4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개업 변호사는 등록 변호사 중 실제 활동을 하는 이들을 말한다.

법조계에서는 서울지역 개업 변호사의 급증 원인으로 2012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2,000여명에 달하는 로스쿨 졸업생들 대부분이 서울로 몰려들고 있는 점을 꼽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관계자는 “2013년 한 해에만 로스쿨 출신 변호사 75~80% 가량이 서울에 자리를 잡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률 수요 대부분이 서울에 편중돼 있어 지방에 연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로스쿨 졸업생 대부분이 서울 개업을 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고속철도 노선 증가 등 교통의 발달로 지방 고객까지 서울의 법무법인에 사건을 맡기는 경우가 늘어 지방 변호사 사무소의 입지가 더욱 축소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2000년 우리나라 전체변호사 4,228명 중 63%를 차지했던 서울 변호사의 비율은 지난해 전체 1만4,242명 중 73.5%를 차지했다. 이처럼 지역 편중이 심해 변호사 수는 크게 늘었음에도 지난해 3월 기준 전국 219개 시ㆍ군ㆍ구 가운데 변호사가 없는 지역이 67곳(30.6%)에 달했다. 로스쿨 지역 할당제 등 지방 변호사 양성을 위해 정부가 마련한 대책들 역시 무용지물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강원대나 제주대 등 일부 로스쿨 내부에서는 ‘지역 예산으로 장학금 줬더니 서울로 가 버리는 게 말이 되냐’는 불만도 나오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서울의 법률시장이 과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소수의 대형 로펌과 중소 규모 로펌 및 개인변호사 사이의 양극화도 더욱 심해지고 있다. 서울 한 법무법인의 9년 차 변호사는 “최근에는 기업 관련 대형 소송뿐만 아니라 소규모 금융거래 자문을 비롯한 개인 소송까지 대규모 로펌들이 진출하기 시작했다”며 “자문 영역을 특화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소송 경험보다 로펌의 사이즈를 더 우선시하는 고객들도 늘어나 소규모 법인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말했다.

상당수 중소 로펌들은 대형 로펌과의 수임경쟁이 상대적으로 덜한 집단 소송 및 기획 소송 등에 눈을 돌리는 등 자구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서울 서초동에서 개업한 한 변호사는 “규모가 작은 로펌들은 수익을 위해 작은 기업이나 중ㆍ고생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저작권 기획소송을 걸기도 해 빈축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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