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전국의 미세먼지(PM10) 농도가 국립환경과학원의 예보와 달리 크게 치솟아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6일 "17일 미세먼지 농도는 충청ㆍ호남권이 '약간 나쁨'(81~120㎍/㎥), 수도권 등 그 외 지역이 '보통'(31∼80㎍/㎥)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지만, 17일 오전부터 미세먼지 농도는 높았다. 이날 정오 기준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185㎍/㎥, 수원 200㎍/㎥, 천안 192㎍/㎥, 안동 180㎍/㎥ 등 전국 대부분이 국내 대기환경기준(일 평균 100㎍/㎥)을 넘어 '나쁨'(121∼200㎍/㎥)에 해당됐다.
회사원 고승완(32)씨는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일 거라는 예보를 듣고 집에서 나섰는데 목이 자꾸 건조해지고 칼칼해 인근 약국에서 구입한 마스크를 쓰고 출근했다"고 말했다. 청주에 사는 홍계숙(56)씨도 "예보와 달리 하늘이 하도 흐려서 등산 약속을 취소했다"고 했다.
미세먼지 예보가 빗나간 것은 전국적으로 안개가 많이 끼고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 등 대기가 매우 안정된 상태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미세먼지 유입량과 대기의 정체효과가 예상보다 컸다"고 말했다.
환경과학원의 부정확한 예보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1일에도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일 거라고 했으나 부산 등 남부 지역에서는 '약간 나쁨'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8~12월 환경과학원의 미세먼지 예보 정확도는 69.9%였다.
환경부는 2월부터 미세먼지 예보 업무를 기상청으로 이관, 예보 정확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윤순창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중국이 실시간 오염물질 배출량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미국 환경청의 모델(CMAQ)로 미세먼지 예보를 하고 있어 정확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18일은 북서풍을 타고 깨끗한 공기가 유입돼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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