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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월 만에 또 덮치는 AI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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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월 만에 또 덮치는 AI 공포

입력
2014.01.1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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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군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이 확실시되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정부는 2년8개월 만에 발생한 AI의 전국 확산을 막기 위해 고강도 방역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고창군 신림면의 종오리(새끼오리 분양)농장에서 AI 감염의심 신고가 들어와 정밀 검사한 결과, 고병원성 AI 우려가 높은 H5N1형으로 판정됐다고 17일 밝혔다. 이날 밤에는 전북 부안군의 오리농가에서 추가로 AI 감염의심 신고가 들어와 검사에 들어갔다.

AI는 닭 오리 등 조류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고병원성 AI는 폐사율이 높아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된다. H5N1형이라도 고병원성이 아닐 가능성은 있지만 해당 농장 오리들은 산란율 급감, 자연폐사 증가 등 고병원성 AI 증상을 보였다.

발생원인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철새가 의심된다. 권재한 축산정책국장은 "최근 한반도로 철새가 많이 오는데 해당 농장 인근 5㎞ 지역 안에 저수지가 5개 있다는 점을 감안해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도 관계자도 "6일쯤 해당 농장 위로 날아오른 가창오리 떼의 분비물에 의한 감염이 원인이 아닌가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전국 확산 가능성이다. 검역본부의 차량등록 데이터베이스 분석에 따르면 신고농장에서 AI 잠복기(최대 21일)에 4개도(경기 충남 충북 전북) 24개 농가에 새끼오리 17만3,000마리를 분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운반차량이 충북지역 농가 21곳에 새끼오리를 분양하는 과정에서 충북 진천군의 도계장을 출입한 사실도 확인됐다. 도계장을 통해 다른 지역 농장으로 바이러스가 퍼져나갔을 수도 있다.

농식품부는 긴급 방역조치를 했다. 신고농장의 오리 2만1,000마리를 살(殺)처분하고, 분양농장 등에 대한 이동 제한과 소독을 완료했다. 해당 도계장은 폐쇄됐고 출입차량을 추적 조사해 AI 확산에 대비하기로 했다. 통제초소도 설치했다. 분양농장에서도 의심 징후가 나타나면 예방적 살처분을 하기로 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날 당정 협의를 통해 신속한 대응으로 AI의 전국적인 확산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AI는 인체를 통한 전파 및 사망 사례가 있지만 4차례 고병원성 AI가 발생(2003, 2006, 2008, 2010년)한 국내에선 아직 사람이 AI에 걸린 적은 없다. AI 바이러스는 75도 이상에서 5분간 열처리하면 사멸하고, 설사 AI에 오염된 음식물을 그대로 먹더라도 강한 위산에 의해 모두 죽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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