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과의 이별. 해마다 되풀이되는 새해 결심이다. 굳게 다짐하지만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올해도 그럴 순 없다. 지금까진 방법이 잘못됐을지도 모른다. 자기 뱃살이 어떤 유형이냐에 따라 살을 뺄 수 있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손가락으로 두껍게 잡히는 뱃살은 대개 피부 바로 밑에 쌓인 피하지방이다. 탄수화물이나 맵고 짠 음식을 많이 먹으면 배에 피하지방이 많이 쌓인다. 피하지방을 분해시키는 데는 운동보다 식단 조절이 더 효과적이다. 저염식으로 바꾸고 단백질과 물 섭취를 늘려야 한다. 손에 잡힌 뱃살이 매끄럽지 않고 울퉁불퉁하면 피하지방과 셀룰라이트가 모여 있는 상태다. 혈액순환이 잘 안 돼 생긴 노폐물과 지방이 섞인 셀룰라이트 역시 식단 조절이 도움이 되지만 분해가 쉽게 안 되기 때문에 피하지방보다 빼기가 더 어렵다.
피하지방이나 셀룰라이트 뱃살은 여성에게 주로 생긴다. 배가 앞으로 불룩 튀어나온 남성의 뱃살은 대개 내장지방이다. 심경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내장지방은 피하지방보다 잘 분해되기 때문에 건강에 더 안 좋다"며 "분해되면서 염증물질을 분비하고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등 혈관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잘 분해되는 만큼 열량이 소모되는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면 잘 빠진다. 뱃살이 앞이 아니라 옆구리로 튀어나온 남성도 종종 있는데 이건 여성과 유사한 피하지방이다.
뱃살의 구성이나 축적 경향이 비교적 단순한 남성에 비해 여성 뱃살은 유형이 좀더 다양하다. 호르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여성의 특징이다. 여성호르몬의 영향이 줄어드는 갱년기 이후엔 복부 지방이 내장형으로 바뀌고 가임기엔 배뿐 아니라 엉덩이와 허벅지에도 피하지방이 잘 쌓인다. 심 교수는 "출산 직후엔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이 함께 는다"며 "아기 낳고 6개월이 지나면 몸이 지방까지 원래 몸무게로 인식하기 때문에 출산 전 체중을 원한다면 늦어도 6개월 안에 감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소엔 괜찮다가 밥만 먹으면 남성처럼 배가 볼록 나오는 여성도 있다. 뱃살 때문이 아니라 근육이 없어서다. 복근이 적으면 위에 음식물이 찼을 때 받쳐주지 못해 원래 배 모양이 유지되지 못하고 쑥 튀어나오는 것이다. 윗몸 일으키기로 복근을 키우면 나아진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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