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의 수능 성적이 고3 때보다 평균 0.75등급 올라 재수의 성적향상효과가 실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학에 다니며 수능을 다시 보는 반수생의 성공률은 낮았다.
15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발표한 '2013 한국교육종단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재수생의 수능 성적을 고3일 때와 비교한 결과 국어ㆍ수학ㆍ영어 3개 영역의 평균 등급이 4.29에서 3.54로 0.75등급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과목 별로 보면 수학의 성적 오름폭이 가장 컸다. 고3 때는 평균 4.41등급이었으나 재수하며 0.83등급 상승한 3.58등급을 기록했다. 국어는 4.25등급에서 3.44등급으로, 영어는 4.20등급에서 3.45등급으로 각각 0.81등급, 0.75등급씩 올랐다. 이번 조사는 2011년에 수능을 치른 재수생 727명을 대상으로 했다.
입시전문업체 비상에듀 이치우 입시전략연구실장은 "고3 때 100명 중 40등(4등급)을 한 학생이 재수해서 12~23등(3등급) 안에 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도 "1ㆍ2등급은 서울 상위권 대학, 2ㆍ3등급은 서울 소재 대학, 4ㆍ5등급은 4년제 대학과 전문대를 가르는 중요 지점"이라며 "성적 평균 등급이 1등급 가까이 올랐다는 것은 재수의 성적향상효과가 분명하다는 의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학에 다니며 입시를 준비한 반수생의 재수 성공률은 재수생보다 크게 낮았다. 2011년에 재수한 학생 727명 중 4년제 대학에 진학한 학생 399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고3 때 성적으로 진학 가능한 대학보다 상위권 대학에 입학한 학생의 비율은 재수생이 58.5%, 반수생이 21.6%로 나타났다.
재수를 결정하는 요인으로는 가구의 소득과 부모의 학력이 영향을 크게 미쳤다. 월 평균 수입이 600만~800만원인 가정의 경우 응답자의 25.2%가 재수한다고 답했으나 월 200만원 미만은 8.8%였다. 아버지의 학력수준이 박사 이상인 가정의 자녀 28.8%가 재수를 했지만 고졸 미만은 7.5%에 그쳤다.
연구를 책임진 김양분 KDEI 조사분석연구실장은 "학력이 높은 부모일수록 자녀가 좋은 대학에 진학하길 기대하기 때문에 재수하는 비율이 높게 나온다"며 "학원비와 교재비 등을 감당할 수 있는 부모의 재력 또한 자녀가 재수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비평준화 지역(11.2%)보다는 평준화 지역(16.7%)이, 광역시(12.5%)나 중ㆍ소도시(13.6%)보다는 특별시(26.0%)가, 일반고(16.0%)ㆍ전문계고(7.3%) 학생과 비교해서는 특목고(31.6%) 졸업생의 재수 선택 비율이 높았다. 김 실장은 "내신 성적이 좋은 평준화 지역에서는 수능 점수를 잘 받으면 상위권 대학 진학에 유리하다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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