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총재의 4년국제적 위상제고 큰 역할… 조직개혁 등도 긍정 평가금리인상·인하 잇단 실기… 통화정책선 부정적 시선"포스트金에 바란다"시장향방 불확실성 없게 명확한 소통에 중점둬야통화전문가의 면모 기대… 조직 화합·안정도 역점을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3월말)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차기 한은 총재와 관련 "지금 어떤 분이 좋을까 널리 생각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부터는 한은 총재가 되기 위해서 인사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만큼 늦어도 설 연휴 이후에는 후보자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점쳐진다. 김 총재가 이끈 4년간의 한은은 지금껏 겪어보지 않았던 엄청난 회오리가 몰아쳤던 시기다. 때문에 그 평가가 엇갈리고 있어 새로운 차기 총재에 대한 기대감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한국일보는 15일 한은 전현직 임직원, 그리고 시장 참가자를 비롯한 외부 인사들을 통해 김 총재의 4년에 대한 평가, 그리고 그들이 기대하는 차기 총재상을 들어봤다.
김중수의 공과
김 총재의 가장 큰 공(功)은 그가 늘 밝혀왔듯이 한은의 국제적인 위상을 끌어올린 점이다. 전직 한은 임원은 "많은 직원들을 국제기구에 파견하고 김 총재 스스로도 국제무대에서 발언권을 강화하는 등 국제적인 위상을 높인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평했다.
외부 인사를 영입하고 큰 폭의 물갈이를 단행하는 등 수십 년간 별 변화가 없었던 한은 조직에 과감히 메스를 들이댄 결과에 대해선 현재 평가가 극과 극으로 엇갈린다. 하지만 적어도 그 방향성만큼은 인정해줘야 한다는 평들이 많다. 한 과장급 직원은 "부작용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내부 경쟁 구도를 가져왔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총재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가 훨씬 우세한 것은 한은 본연의 역할, 즉 통화정책에서 제 역할을 못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탓이다. "금리를 올릴 때도 내릴 때도 모두 실기했다"(K증권 선임연구원) "시장에 교란만 줬다"(S증권 수석연구원) "부수적인 역할에 치중하면서 정작 본연의 임무는 철저히 외면했다"(S연구소 연구위원) 등 냉담한 평가 일색이다. 국제적 위상과 반대로 한은의 국내 위상과 존재감은 바닥에 떨어졌다는 것이다. 매우 주관적이긴 하지만 응답자 중 점수 평가에 응한 13명(외부 인사 7명, 전현직 임직원 6명)이 매긴 평균 점수가 10점 만점에 5.7점(7점 3명, 6점 8명, 5점 1명, 0점 1명)으로 낙제점에 가까운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바람직한 총재상
바람직한 총재상에 대해서는 시장과 한은 내부의 시각이 다소 달랐다. 우선 시장 참여자들은 한결같이 차기 총재의 최고 덕목을 '소통'으로 꼽았다. 그만큼 김 총재의 소통 방식에 불만이 많았다는 얘기다.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있는 명확한 소통 방법을 가진 분"(H증권 연구원)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예상 가능하게 시그널링하는 분"(S증권 수석연구원) 등이다.
한은 내부(전현직 임직원)에선 많은 이들이 중앙은행 역할에 대한 소신과 통화정책 전문성 그리고 조직 안정 능력을 꼽았다. 정책부서 한 팀장은 "무엇보다 통화정책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와서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시장에 임팩트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고, 한 전직 임원은 "조직 개혁에 대한 부작용을 추스르고 화합을 이룰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부 인사인 K연구원 실장은 "중앙은행 총재는 결국 정책으로 평가돼야 한다"며 "통화정책을 잘 할 수 있고 이해가 높은 전문가가 와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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