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서청원(71ㆍ7선) 의원과 김무성(63ㆍ5선) 의원이 특유의 정치 스타일을 구사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당 안팎에선 두 사람의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서 의원의 최근 정치 행보 키워드는 '현장'이다. 서 의원은 매주 수요일에 열리는 당 최고중진연석회의 참석을 제외하고는 여의도 대신 자신의 지역구(경기 화성 갑)뿐 아니라 전국 각지를 순회하고 있다. 14일에는 대구시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조원진 의원의 의정보고대회 참석 차 대구를 찾았다. 서 의원은 "아끼는 후배의 의정보고회라 함께 한 것"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지만 주변에선 지지선언으로 봐도 무방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서 의원은 17일엔 부산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서병수 의원의 부산 현지 출판기념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서 의원의 이 같은 현장 행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하는 한편 지역 민심을 청취하고 당원들과의 스킨십을 높이는 등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10일에는 충북도당 주요 당직자 워크숍에 참석해 지방선거 승리를 다짐하는 특강을 펼치기도 했다. 향후 당권 경쟁에서 '충청권 역할론'이 부상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충남 천안 출신인 서 의원이 충청권 민심 잡기에 선제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최근 철도파업 사태 중재로 한껏 주가를 올린 김무성 의원은 '강연정치'를 재개한다. 김 의원은 2월 중순쯤 통일 문제를 연구하는 공부모임인 '통일교실(가칭)'을 발족할 계획이다. 지난해 4ㆍ24 재보궐 선거로 여의도 입성 이후 당내 모임인 '근현대사 연구교실'로 시작해 복지 문제를 다루는 초당적 연구단체인 '퓨처라이프 포럼'을 출범시킨 데 이어 세 번째 모임이다. 통일교실에서는 정치 이념이나 노선에 구애 받지 않고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전문가들을 초청해 통일 정책의 장기적 기반을 닦는데 논의를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 강연은 '통일은 경제다'라는 주제 하에 통일의 경제적 효과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다음주부터 의원들을 대상으로 회원을 모집할 계획이지만, 순수한 공부모임"이라며 당내 세 불리기 의도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김 의원은 강연정치로 외연 확장에도 나서는 모양새다. 최근 강원대 등을 방문해 자신이 1호 법안으로 발의한 국가재정건전성 주제로 직접 강연을 했고, 지난해 12월 순천향대에서 처음 개최했던 대학생들과의 '토크콘서트'도 3월부터 다시 가동한다. 당 관계자는 "당분간은 두 중진이 서로를 직접 겨냥하기 보다 물밑에서 차근차근 당권 도전을 준비하며 때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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