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외국인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해 다국적 기업 본부 유치에 적극 나선다.
시는 신규 투자를 늘리기 위해 포브스 선정 500대 기업 중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 본부나 R&D센터를 두고 있지 않은 기업 등 300여 곳을 중점기업으로 분류해 유치에 나설 계획이라고 15일 밝혔다. 시는 이들 기업 중에서도 지역본부 설립 가능성이나 서울의 입지 조건 부합 여부 등을 고려, 중요도를 더 세분화 해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투자유치방식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적극적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다. 투자설명회(IR)의 경우 지금까지는 지역이나 산업별로 이루어진 반면, 올해부터는 100여개 기업으로 규모를 줄이되 특정 기업을 목표로 삼는 투자 유치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또 서울에 진출한 외국 상공회의소와 기존 투자기업 관계자들과 협력해 IR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새로운 전략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와 함께 외국 기업들에 정말 필요한 인센티브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등 인센티브 체계도 재설계하고,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 투자하는 외국 금융회사에게 조세감면혜택을 제공할 수 없도록 한 규정도 개정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시는 또 외국 기업의 증액 투자를 늘리는 방안으로, 서울에 투자하고 있는 8,000여개 기업 중 5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있는 2,400개 기업을 집중 관리해 증액 투자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 61억4,400만 달러를 유치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58억1,100만 달러보다 5% 늘어난 수치이며 2010년 26억7,800만 달러보다는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국내 전체 FDI 액수는 145억4,800만 달러로 서울시 비중은 42.2%에 이른다.
시는 지난해 세계적인 전기전자 기업인 독일 지멘스사의 에너지솔루션 분야 아시아지역본부를 유치하면서 2018년까지 1,300억원을 투자 받기로 계약했으며, 유명인사들의 밀랍인형 전시로 유명한 프랑스 파리의 ‘그레뱅 박물관’을 서울시의 첫 외국자본 박물관으로 유치해 185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한편 ‘다국적기업 지역본부의 서울 유치 및 주변국 경쟁도시 외국인투자 환경비교’를 주제로 지난해 열린 43차 외국인투자자문회의(FIAC)에서 위원들은 서울의 IT 인프라와 삶의 질, 외국인 친화적 환경 조성 노력은 높게 평가한 반면 경쟁도시에 비해 입지 조건은 뒤쳐진 것으로 분석했다.
최동윤 서울시 경제진흥실장은 “투자 유치를 위해 불특정 다수에게 홍보하는 시대는 지났고 성과도 낼 수 없다”며 “투자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선별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을 통해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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