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이라는 단어에는 경첩의 뜻도 있습니다. 교황님과 한국 교회 나아가 아시아 교회를 잇는 경첩 역할을 잘 수행하겠습니다."
염수정 추기경이 15일 서울 명동대성당 주교관 집무실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배출한 가톨릭 수도회인 예수회 수장 아돌포 니콜라스(78) 총장과 면담했다. 추기경이 된 뒤 가진 첫 공식 일정이다.
염 추기경은 집무실 밖으로 나와 니콜라스 총장을 포옹하며 맞았고 니콜라스 총장은 "추기경 서임을 축하한다"고 인사했다.
염 추기경이 "1979~80년 필리핀 아테네오대에 갔을 때 총장님의 강의를 들었는데 당시의 영성적 가르침을 아직 잊지 않고 있으며 늘 은사님으로 생각한다"고 하자 니콜라스 총장은"추기경이 되시고 뵙게 돼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염 추기경은 예수회가 운영하는 아테네오대 동아시아사목연구소에서 연수하면서 니콜라스 총장의 강의를 들었다. 신학생 시절부터 축구를 좋아한 것으로 알려진 염 추기경은 연수 당시 축구를 했던 얘기를 꺼내며 "그때 한국 신부 중 축구를 잘하는 분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니콜라스 총장은 "한국 사제들은 축구를 너무 열심히 해서 두려울 정도였다"고 답했다.
니콜라스 총장은 "교황께서 한국을 방문하시면 한국과 아시아 교회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에 꼭 방한했으면 좋겠다"면서 "북한 교회가 단절돼 있는 만큼 한국 교회는 북한의 복음화를 위해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30분으로 예정된 면담이 20여 분이나 더 지나도록 계속되자 "은사님께 식사 대접을 하고 싶다"며 니콜라스 총장을 사제 식당으로 안내해 나물과 잡채, 된장국 등으로 식사를 함께 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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