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유기체처럼 성장을 하잖아요. 행복도시건설은 시민들이 보살피고 키워줘야 성공적으로 건설됩니다."
이충재(59)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은 행복도시건설을 유기체에 비유하며 세종시민들의 관심과 성원으로 건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정부청사 2단계가 입주했고, 연말에 국세청과 소방방재청 등이 입주하면 정부청사 이전이 완료되지만, 정부청사 이전은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부터는 병원과 대학ㆍ기업ㆍ해외자본 등 민간부문을 유치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행복청은 지난해 8월 경제장관회의를 거쳐 정부합동으로 자족기능확보 방안을 구축했다. 미래부-행복청-KAIST가 손잡고 KAIST 세종캠퍼스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 투자기업과 병원 등 자족기능 확충과 공공서비스에 인센티브를 주는 법률 지원대책이 지난해 마련됐다. 이에 따라 투자유치팀을 별도로 신설하는 등 조직을 정비했다.
의료서비스를 위한 충남대병원의 행복도시 내 입주도 순항하고 있다. 충남대병원이 예비타당성 조사대상사업자로 선정돼 연내 부지매입 등 관련 절차도 뒤따를 전망이다.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60개 충청권 기업과 함께 창조경제포럼을 발족했으며, 올해는 이 포럼을 수도권 등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청장은 "행복도시는 이미 세계적인 도시로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을 둘러싼 대전과 청주, 천안 등 배후도시가 있고, 전국 어디나 2~3시간대에 접근할 수 있는 지리적인 장점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인근에 대덕연구단지가 입지해 기업의 연구활동 조건이 우수한 것도 또한 장점이다. 그는 무엇보다 대청댐이라는 풍부한 식수원을 확보한 것은 인구 50만 명 규모 도시건설에 필요한 최적의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역대 정부가 행복도시건설을 위해 이미 40여 년 전부터 준비해온 것이라는 반증이라며, 최단시간 내에 대규모 도시건설은 행복도시가 세계서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행복도시가 성공적으로 조성되면 전세계에 도시건설을 수출 할 수 있지않겠느냐며 건축학도가 찾아오고 관광객이 모여드는 명품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도심 조성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문화 예술 체육 등 소비욕구가 늘고 있다"며 "아트센터와 행정지원센터, 종합운동장 등 공공시설 구축에 차질이 없도록 고삐를 죄겠다"고 말했다. 또 방축천과 제천천 등 아파트 주변의 천변 공원 조성도 앞당겨 시민 휴식공간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상업용지 입찰 과열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내고 실수요자가 투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토지를 매입하고도 장기간 건축을 미루면 토지를 회수하거나, 입찰자격을 강화해 자금력이 있는 기업 등 실수요자에게 토지가 팔리도록 입찰방법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전체 상업용지(156만9,000㎡) 가운데 26% 정도가 공급됐다. 행복청은 올해 124필지(23만㎡)를 공급해 낙찰가와 상가분양가를 안정시킬 계획이다.
그는 "도시가 조성되면서 특정세력이 이익을 독점하거나 투기로 한 몫 챙기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며 "투자 이익을 골고루 나누도록 하는 것도 건설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솔동 교실부족사태도 언급했다. 이 청장은 "2012년 7월부터 학교 설립 권한이 교육청으로 이관됐지만 (행복청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명품 교육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이야말로 행정도시건설의 성패를 쥐고 있다"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부진 체격의 이충재 청장은 '야무지다'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그의 좌우명은 '진인사대천명'이다. 야무진 그는 매사를 꼼꼼하게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개성공단 착공이나 혁신도시건설도 그의 손을 거쳤다. 그가 손대는 것은 모두 성공시킨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래서인지 그는 7급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차관급 행복청장에 오르는 등 그야말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그는 "공무원은 오직 사회·국가에 이바지하는 의사결정을 해야 하고, 민원인에게는 '안 된다'보다는 '된다'는 쪽으로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세종시장선거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언론의 시각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일축했다. 그는 "각자 역할이 있다"며 "행복도시건설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은 대한민국 역사를 바꾸는 것이다. 무거운 책무를 느끼고 있고 행정도시건설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형권기자 yhk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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