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공동구(共同溝)가 화재와 침수에 취약한데도 안전 관리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최근 소방전문가 등과 함께 목동 여의도 상암 가락 개포 상계지구 등 시내 6개 공동구(총 32.8㎞) 관리 실태를 점검한 결과, 전력선 지지대 훼손, 난방관 누수 등 86개 문제점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공동구는 각종 전선 및 통신선 수도관 가스관 등 여러 시설물을 도로 지하에 함께 매설해 놓은 공간으로 대부분 1987년 택지개발 당시 만들어졌다. 정비나 교체 시에도 땅을 팔 필요가 없어 관리가 용이한 반면 화재가 나면 불길이 쉽게 번지는데다 누수 발생 시에는 침수 등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지난달 초에도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공동구에서 전기 합선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 한동안 정전되기도 했다.
시에 따르면 6개 공동구에서 통신ㆍ전력선 지지대 훼손, 선로 처짐, 열배관 감지선 이탈 등의 문제가 발견됐다. 전력선 지지대는 공동구에 2m 간격으로 설치돼 있는데 이런 문제점이 발견되자 시는 즉각 한국전력에 보수를 요청했다.
여의도 공동구는 교통 체증 등으로 관리사무소에서 공동구까지 이동하는 데 11분, 잠금장치를 해제하는 데만 7분40초가 걸려 화재ㆍ침수 사고 때 초기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고 여의도 목동 가락 개포 공동구는 전력선과 통신선이 밀접해 있어 전력선에 이상이 생기면 통신 피해로도 번질 위험이 컸다. 공동구 관리사무소 근무자 일부는 해당 시설에 전문지식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시는 내부 점검을 주 1회에서 2회로 늘리고 공동구별로 누수 시 응급 조치할 수 있는 밸브키를 마련하기로 했다. 또 화재 발생 시 스스로 작동하는 자동확산분말소화기를 추가 비치하고 작업구와 환기구 감시를 위한 폐쇄회로(CC)TV를 추가 설치하는 한편 연소방지시설 134개도 확충할 방침이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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