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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열도서 '대폭발'… 77만명이 열광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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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열도서 '대폭발'… 77만명이 열광 속으로

입력
2014.01.1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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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명의 열기 앞에선 한 겨울의 차가운 바람도 무색했다. 일본 성인의 날이라 휴일인 13일 오사카 교세라돔 주변은 그룹 빅뱅의 일본 6대 돔(사이타마 세이부돔, 오사카 교세라돔, 후쿠오카 야후오쿠돔, 나고야돔, 도쿄돔, 삿포로돔) 투어 마지막 공연을 보려는 관객으로 이른 오후부터 북새통이었다.

K팝 가수의 공연에 일본 관객이 몰리는 게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됐지만, 이날 공연은 조금 달랐다. 중년 관객이 많은 여느 K팝 가수의 공연에 비해 빅뱅 콘서트에는 압도적으로 10, 20대 관객의 비중이 높았고 젊은 남성 관객도 자주 눈에 띄었다. 지난해 11월 시작한 빅뱅 일본 돔 투어 공연을 이날 세 번째 관람한다는 여성 팬 다무라 에리코(18)는 공연장 앞에서 "빅뱅 콘서트는 볼거리가 많아서 질리지 않는다"고 했다.

같은 소속사 신인 그룹 위너의 오프닝 무대로 시작한 콘서트는 오후 3시 20분쯤 노랑과 빨강이 뒤섞인 형광봉의 물결 속에 빅뱅의 다섯 멤버(지드래곤, 탑, 승리, 태양, 대성)가 등장해 '하루하루'를 부르는 것으로 막을 열었다. 영화 출연과 솔로 앨범 발표, 일본 예능 TV 출연 등 개별 활동으로 따로 움직이는 일이 많지만 무대 위에서 이들은 하나였다.

하나의 그룹이자 다섯 명의 솔로 가수이기도 한 빅뱅은 통일된 군무보다 자유분방한 개성이 빛나는 팀이다. 9개의 크고 작은 화면과 형형색색의 화려한 조명, 무빙 스테이지, 장내 이동 차량 등의 장치를 활용한 역동적인 공연 속에서 다섯 멤버는 따로 또 같이 콘서트를 즐겼다. 30여곡을 소화한 공연의 3분의 1은 솔로 무대였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그룹의 히트곡이 집중된 후반부였다. '투나잇' '판타스틱 베이비' '거짓말' '붉은 노을' 등이 이어지자 열기가 한층 뜨거워졌다. 앙코르의 마지막은 앞서 불렀던 곡들의 메들리. 3시간 넘게 서서 공연을 지켜보던 관객들은 아쉽다는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2009년 싱글 '마이 헤븐'으로 일본에 데뷔한 빅뱅은 매번 정점을 찍고 있다. 2012년 일본 투어에서 45만명을 모은 그들은 이번 6대 돔 투어에서 77만명을 동원했다. 6대 돔투어는 일본에서도 극소수 정상급 가수만 할 수 있으며 해외 가수로는 빅뱅이 처음이다. 특히 오사카에서만 지난해 11월 29일~12월 1일, 올해 1월 11~13일 등 여섯 차례 열려 10만원짜리 티켓이 30만장이나 팔렸다.

빅뱅의 인기가 유독 오사카에서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와타나베 요시미(46) YG엔터테인먼트 재팬 대표는 오사카의 지역 문화와 빅뱅의 서구적인 음악을 꼽았다. "오사카 지역의 정서가 한국과 잘 맞기 때문에 다른 곳보다 K팝 가수들의 음악이나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빅뱅은 K팝 가수 중에서도 미국 팝 음악에 더 가까워 일본이나 한국 가수라기보다 글로벌 가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빅뱅의 인기를 견인하는 두 멤버는 지드래곤과 승리다. 도쿄에서 오사카, 후쿠오카, 오키나와까지 젊은이들이 북적거리는 대도시 거리에서 어렵지 않게 지드래곤의 '삐딱하게'를 들을 수 있다. 승리는 지난해 9월부터 후지TV의 예능 프로그램 '모테죠 100'의 공동 MC를 맡고 있으며 최근 종영한 드라마 '유비코이'에도 출연했다.

힙합과 일렉트로닉 중심의 클럽 음악, 화려하고 다채로운 패션은 효과적으로 젊은 관객 층을 흡수하고 있다. 와타나베 대표는 "일본 어느 클럽에 가도 빅뱅의 음악이 들리도록 프로모션을 많이 해왔다"며 "빅뱅의 음악과 패션, 댄스는 일본인들이 보기에도 수준이 높은데 다섯 멤버가 솔로 활동으로 각자의 캐릭터를 갖고 있어 이렇게 큰 공연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사카=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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