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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1월 14일] 뮤지컬 <로스트 가든>

입력
2014.01.1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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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신을 믿고 선하다면 내가 어찌 그를 판단하겠는가." 지난해 동성애자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 대답 한 마디에 바티칸은 난리가 났다. "동성애 성향을 가진 것이 죄가 아니라는 것일 뿐 동성애 행위 자체는 죄악"이라는 해명이 즉각 뒤따랐다. 교리문답에서 동성애를 낙태와 함께 가장 큰 죄악으로 여기는 가톨릭계로서는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동성애 잡지가 교황의 이 말을 역사상 가장 획기적인 사건으로 꼽았을 만큼 교황의 파격적 언행은 일거수일투족이 지구촌 최대 관심사가 됐다.

■ 중세서양에서 동성애자는 악마였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혹하게 탄압했다. 아일랜드 출신의 천재 작가 오스카 와일드(1854~1900)의 극적인 몰락이 대표적이다. 결혼해 두 아들까지 둔 그는 자신보다 스무살도 더 어린 10대 소년을 사랑한 이유로 영국 법정에 섰다. "이런 고약한 소송을 맡아본 적이 없습니다. 사람들은 법이 허용하는 가장 가혹한 판결을 내릴 것을 기대하지만 그것으로는 절대 부족합니다." 분노에 찬 재판관에게서 2년형을 받은 그는 복역 후 프랑스로 쫓겨나 구걸로 연명하다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

■ 파리 근교에 있는 그의 무덤에는 그가 사랑한 소년을 향한 애틋한 비문이 적혀있다. 그의 죽음을 초월한 사랑에도 불구하고 소년은 그가 감옥에 갇히자 그를 버리고 결혼해 편안한 여생을 보냈다. 와일드의 소년에 대한 사랑은 등 작품으로만 살아 남았다.

■ 와일드의 동화 을 각색한 국내 창작 뮤지컬 이 17일 경기 용인시 포은아트홀 무대에 올려진다. 포악한 거인이 자기 정원에서 뛰어 놀던 아이들을 내쫓은 뒤 황폐해져 가는 정원을 보면서 마음을 열어간다는 내용이다. 거인과 소녀 '머시'와의 사랑에서 와일드의 로비를 향한 열정적인 마음이 느껴진다.

황유석 논설위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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