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주전이란 생각은 없습니다.”
두산 김재호(29)는 지난해 새롭게 태어났다. 팀의 주전 유격수로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자신의 이름 석자를 제대로 알린 한 해였다. 경기 내내 보여준 안정적인 수비는 투수를 편하게 만들었다.
김재호는 그러나 “나는 아직 주전 유격수가 아니다”고 했다. 13일 잠실 구장에서 만난 그는 “감독님도 새로 오셨고 스프링캠프에서 다시 후배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며 “정당한 경쟁을 통해 주전 자리를 꿰차겠다. 올해 목표는 규정 타석을 채우는 것”이라고 했다.
김재호는 지난 시즌 91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1푼5리(248타수 78안타) 32타점에 42득점을 올렸다. 유격수뿐만 아니라 2루수, 3루수까지 번갈아 소화하며 5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5월까진 9경기에 나선 것이 전부이지만 6월부터 사실상 주전 유격수로서 그라운드를 밟았다. 본인의 말대로 규정 타석 미달이 아쉬웠지만 생애 첫 3할 타율에 성공했다.
중앙고 출신의 김재호는 안경현 SBS ESPN 해설위원이 인정한 수비 천재다. 신인 때 그를 눈 여겨 본 안 위원은 “수비할 때의 스텝이 남다르다. 크게 될 재목”이라고 극찬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2군에 머물러야 했고 2008년을 제외하면 주전이라는 이미지가 없었다.
김재호도 이를 인정했다. “지난해가 돼서야 진짜 야구의 즐거움을 느꼈다”며 “이 재미를 오랫동안 맛 보고 싶다. 쟁쟁한 후배들이 많기 때문에 나태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김재호는 자율 훈련이 한창인 요즘 일찌감치 잠실 구장에 나와 캐치볼, T-배팅, 밸런스 훈련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러닝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도 눈에 띈다. 이날도 단단히 무장한 채 잠실 구장을 10바퀴 이상 돈 김재호는 “작년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체력의 중요성을 느꼈다. 송일수 신임 감독님이 강한 훈련을 추구하시는 것으로 안다”며 “철저히 준비해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게 선수의 의무”라고 말했다.
김재호는 17일 야수조와 함께 미야자키로 떠난다. 규정 타석 진입이라는 목표와 야구의 즐거움을 또 한 번 느끼기 위해 본격적으로 시즌을 시작한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