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은 올 시즌 순위를 좌우할 ‘다크호스’로 꼽혔다. 검증된 신인 전광인(23)을 전체 드래프트 1순위로 데려왔고 국가대표 센터 하경민(31)이 대한항공과의 임대가 끝난 뒤 팀으로 복귀했다. 여기에 17년 만에 친정 팀으로 돌아온 신영철 감독의 존재감도 한 몫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밀로스 쿨라피치가 부상으로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토종 선수들로 팀을 꾸렸지만 뒷심 부족으로 8번의 풀세트 접전 끝에 2승 밖에 올리지 못했다. 최근 7연패의 부진에 빠지며 13일 현재 최하위(승점 14ㆍ4승13패)에 쳐져 있다.
침체돼 있는 한전이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대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올 시즌 남자 배구 순위가 한전의 성적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빌딩과 성적 사이에서 고민하던 한전은 계륵이었던 밀로스를 전격 퇴출하고 브라질 국가대표 주전 라이트인 레안드로 비소토(30)를 영입했다. 그 동안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한전이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깜짝 놀랄만한 결정이었다.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형 공격수인 비소토는 212㎝ㆍ97㎏의 뛰어난 신체조건에 이탈리아와 러시아리그를 거쳐 이번 시즌 브라질 RJX에서 활약했다. 브라질 대표팀의 주축인 그는 2010년 월드리그 우승과 2012 런던올림픽 은메달을 이끌었다. 최근 임금 체불로 어려움을 겪던 비소토의 상황과 한전의 영입 시기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깜짝’ 영입에 성공할 수 있었다. 13일 오전 입국한 비소토는 메디컬 테스트와 비자 발급 절차를 마친 뒤 25일 러시앤캐시전부터 투입될 전망이다.
신영철 감독도 후반기 재도약을 다짐했다. “지금까지 팀을 만드는 과도기였다면 후반기부터는 정말로 이기는 배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남은 4,5라운드에서 최소 5할 이상의 성적을 목표로 달려간다는 구상이다. 신 감독은 12일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접전 끝에 2-3으로 패한 뒤 선수들을 질책했다. “프로기 때문에 ‘잘 싸우고 아쉽게 패했다’는 말을 들어선 안 된다”면서 “승리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 시즌 남자 배구 순위를 좌우할 수 있는 한국전력이 비소토의 가세로 후반기에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전은 15일 수원에서 대한항공과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재상기자
한국스포츠 이재상기자 alexei@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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