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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스트 대학원 에너지시스템공학 전공 석사과정 1학년 형주은씨 "미래에너지 책임지겠다는 건방진(?) 계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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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스트 대학원 에너지시스템공학 전공 석사과정 1학년 형주은씨 "미래에너지 책임지겠다는 건방진(?) 계획을…"

입력
2014.01.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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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진입 석사과정생 논문 2편 이상 발표 계획방학 불구 매일 실험실 출근애물단지 카메라를 보물단지로… 선배 같은 '능력자' 되고 싶어목표실현에 필수인 체력단련도

"인류 에너지문제 해결에 작은 힘을 보태고 싶어요."

대구경북과학기술원(디지스트, DGIST) 대학원 에너지시스템공학 전공 석사과정 1학년 형주은(24)씨. 그는 자신이 속한 디지스트 '배터리물질개발실험실(BMDL)'에서 연구 중인 배터리관련 기술이 대한민국, 나아가 인류의 에너지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것이 꿈이다. 소망을 이루기 위해 방학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매일같이 실험실로 출근한다.

새해 첫날, 의외로 '푹' 잤다는 그는 3가지 목표를 세웠다. 첫 번째는 올해 2편 이상의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하는 것이다. 인류 에너지문제 해결을 위한 작은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것이다. 푹 잔 이유는 앞으로 연구가 집중력과 끈기가 필요하고,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공계 연구는 논문으로 말해요. 국내외 유력 저널에 최소한 2편 이상은 싣는 게 1차적 목표입니다. 물론 지난해보다 더 열심히 연구해야겠지요 체력이 받쳐 줘야죠. 흠… 지도교수님께서도 논문이 저널에 실릴 때마다 나름 특별한 '인센티브'를 생각하고 계신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지난해 구입한 애물단지 미러리스 카메라를 보물단지로 만드는 것. "기숙사 강의실 연구실 기숙사만 오가다 보니 출사 나갈 시간이 없어요. 올해는 어쩌면 더 바쁠지도 모르지만, 휴일 날 가까운 경남 창녕 우포늪이나 비슬산 참꽃 등을 렌즈에 담아 멋진 블로그도 꾸미고 싶어요."

형씨가 연구중인 분야는 차세대 배터리 전극물질을 찾아내는 것이다. 홍승태 교수를 지도교수로 형씨를 포함해 5명의 석ㆍ박사과정생들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많이 쓰이고 있는 리튬배터리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훨씬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휴대폰 등에 쓰이는 리튬배터리는 그 자체적으로 독성도 있고 화재ㆍ폭발 위험도 있어요. 가격이 비싼데다 수요 증가로 자원고갈도 문제가 되고요. 대안으로 마그네슘이나 아연 알루미늄 같은 물질을 대상으로 연구하고 있죠. 배터리를 오래 쓰면 성능이 떨어지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구조를 밝혀내는 것도 중요한 연구분야죠."

그의 세 번째 꿈은 같은 연구팀에 속한 박사과정 선배처럼 샤프하고 풍부한 지식을 가진 '능력자'의 반열에 하루빨리 오르는 것이다. 때문에 그에게 '방학'은 없다. 대신 여름 겨울방학기간에 1주일씩 '특별휴가'가 있을 따름이다.

형씨가 디지스트에서 배터리분야를 택한 것은 신재생에너지의 미래는 배터리기술 발전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풍력이나 태양에너지는 바람이 없거나 야간, 구름이 끼면 발전할 수 없다. 원할 때 생산해서 필요할 때 공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바람이 불고 햇볕이 쨍 할 때 생산한 전력을 저렴하고 충분히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개발에 세계 각국의 기업 대학 연구소가 매달리는 이유다. 게다가 마그네슘 배터리 분야는 전세계적으로도 개발 초기 단계로 하기에 따라서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햇병아리 학생연구원 입장에서 미래 에너지해결을 책임진다고 하는 것은 건방진 것 같지만, 뭔가 꼭 기여할 겁니다."

서울의 한 사립대 생명과학과를 졸업한 그가 전공과 다른 에너지분야를 전공하게 된 것은 우리 사회에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취업난이 영향을 미쳤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학부 친구들을 보면 의학전문대학원이나 약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 등으로 빠지거나 극소수가 같은 전공 대학원으로 가요. 동물이나 바이오에너지 등도 배우긴 했지만, 학문 성격상 학부 전공만으로는 취업이 쉽지 않아요. 대학원에서 깊은 내공을 쌓아야 했고, 학비 걱정이 없는 디지스트를 알게됐죠. 입학 후 학기 초 1주일씩 실험실별로 주어지는 인턴체험을 하면서 차세대배터리 연구가 제가 가야 할 길이라고 결심했습니다. 제 능력 밖이긴 하지만 하루빨리 청년 취업난이 해결됐으면 좋겠어요." 디지스트는 카이스트처럼 등록금은 물론 연구프로젝트에 참여하면 소정의 '장학금'이 추가로 나오기 때문에 돈 걱정 할 수 없이 공부할 수 있는 대학이다.

청마처럼 에너지문제 해결을 위해 뛰겠다는 형씨는 한 가지 목표가 더 생겼다. '거창한' 목표를 실현하는 데 필수적인 체력단련을 위해 첫 실천과제로 올 한 해 동안 몸무게를 5㎏ 더 늘리기로 했다. 그는 탁구 배드민턴 등 스포츠마니아이기도 하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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