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결혼과 업무 스트레스 등의 영향으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남성의 불임 치료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국민건강보험의 진료통계에 따르면 불임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8년 16만2,459명에서 2012년 191,1415명으로 연 평균 4.2% 증가했다. 성ㆍ연령별 증가율은 35~44세 남성이 16.2%로 가장 높았고, 45~49세 남성이 12.8%로 뒤를 이었다.
전체 남성 불임치료 환자의 증가율도 11.8%로 여성 증가율(2.5%)의 4.7배에 달했다.
일산병원 산부인과 정재은 교수는 "과거에는 불임을 모두 여성의 책임으로 전가하던 사회적 풍조가 있었으나 최근 남성들의 검사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불임 치료를 받는 남성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남성 환자의 증가 요인으로 업무 스트레스, 고령화, 환경 호르몬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며 "실제 정자 운동이 좋지 않았던 환자가 검사 10일전 금연, 금주를 하면 상태가 회복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녀 통틀어 연령별로는 35~44세 불임 환자의 증가율이 12.3%로 가장 높았다. 20대의 경우 남성 환자는 늘어난 반면 여성 환자가 크게 줄어 20~24세, 25~29세 모두 각각 7.0%, 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결혼 시기가 30대 초반 이후로 늦어진데다 일찍 결혼해도 사회적 기반을 잡은 후로 임신을 늦추는 경향이 있고, 통상 결혼 초에는 자연임신을 시도하다 30대 후반이 돼야 병원을 찾게 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불임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는 2008년 182억원에서 2012년 230억원으로 1.3배 증가했다. 불임은 부부가 피임을 하지 않고 1년 이상 성생활을 지속해도 임신되지 않는 경우를 말하며,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임이 20%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옥진기자 penov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