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음식이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의 '콜롬비아 특급' 아가메즈(29ㆍ207cm)는 매일 현지식을 먹고 있다. 그것도 '예비 장모님'의 사랑이 가득 담긴 요리다. 아가메즈는 천안에서 약혼자의 어머니인 은타카오리 엘레니씨와 함께 살고 있다. 터키에서 활약할 때부터 예비 장모님의 도움을 받고 있다. 아가메즈는 내년 결혼을 할 예정이다.
예비 장모님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는 아가메즈가 이번에도 힘을 냈다. 9연승을 이끌면서 팀에 전반기 1위를 선물했다.
현대캐피탈은 1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14시즌 V리그 3라운드 한국전력과의 원정경기에서 처음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아가메즈(45점)의 활약에 힘입어 3-2(25-21 23-25 18-25 30-28 15-13)로 승리했다. 시즌 14승3패, 승점 40을 쌓은 현대캐피탈은 한 경기를 덜 치른 삼성화재(13승4패ㆍ승점 36)를 4점 차로 따돌렸다.
아가메즈는 백어택 15개와 블로킹 3개, 서브 에이스 3개를 포함해 양팀 최다인 45점을 쓸어 담았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득점을 올리면서 해결사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른 한국전력은 전광인(36점)과 서재덕(15점)이 51점을 합작하며 힘을 냈지만 아가메즈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아가메즈는 1세트부터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줬다. 1세트에만 후위공격과 블로킹 2개씩을 곁들이면서 10점이나 뽑아냈다. 팀이 세트스코어 1-2로 몰린 상황에서도 힘을 냈다. 아가메즈는 4세트 29-28에서 상대 에이스인 전광인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5세트도 아가메즈를 위한 무대였다. 그는 12-12에서 2연속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다. 14-13에서는 강력한 백어택으로 승부를 매조지했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코트에서 해야 할 일은 안하고 멋만 내는 배구를 하려다 한국전력에 말린 것 같다"면서 "앞으로 열흘 정도 쉬면서 선수들의 체력과 팀워크를 끌어올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아가메즈에 대해 "오늘은 서브가 좋았다. 중요한 순간에 포인트를 내 줄 수 있는 게 에이스다. 동료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수원=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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