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이 안방에서 열린 새해 첫 국제대회에서 결승에도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대회 2연패가 유력시 됐던 남자복식의 이용대(26ㆍ삼성전기)-유연성(28ㆍ국군체육부대)조와 성지현(23ㆍMG새마을금고) 등 남녀 대표팀은 7일~12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4 빅터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대회(총상금 60만달러ㆍ6억3,000만원)에서 나란히 결승 티켓을 손에 넣지 못해 9월 인천아시안게임 메달 전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올해로 23회째를 맞이한 코리아오픈 배드민턴대회에서 국내 선수가 단 한 종목에서도 결승전에 오르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용대-유연성 조에 이어 여자 단식의 간판 성지현마저 11일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세계랭킹 5위 성지현은 3위 라차녹 인타논(19ㆍ태국)에게 1-2(22-24 21-11 17-21)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지난해 남자복식의 이용대(삼성전기)-고성현(국군체육부대), 여자 단식 성지현이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이용대-유연성조는 10일 대회 8강전에서 엔도 히로유키-하야카와 겐이치(일본)에게 1-2(21-16 21-23 15-21)로 역전패, 4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9개월 앞으로 다가온 인천아시안게임 메달 전망마저 불투명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이득춘(50) 대표팀 감독은 "체력 훈련이 다소 부족했던 것 같다"면서 패인을 짚었다.
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김중수(54) 배드민턴협회 전무이사는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단체전, 남자 복식, 2개의 금메달을 예상하고 있는데 객관적으로 어렵게 됐다. 그러나 이번 대회 패배가 오히려 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애써 희망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두터운 선수 층을 앞세운 중국세가 한층 강해졌다. 이에 대한 대비를 더욱 면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중국은 이번 대회 5개 종목 중 남자단식, 여자단식, 여자복식, 혼합복식을 석권해 총 4개의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12일 결승전에서 에이스 천룽(25ㆍ랭킹2위)이 남자 단식 대회 3연패를 노리던 리총웨이(32ㆍ말레이시아ㆍ1위)를 세트스코어 2-0으로 따돌렸고, 여자 단식에선 준결승에서 배연주(24ㆍKGC인삼공사ㆍ6위)를 2-1로 꺾은 왕이한(26ㆍ4위)이 라차녹 인타논을 역시 2-0으로 꺾고 3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았다. 중국이 우승컵을 내준 것은 남자복식이다. 마티아스 보에-카르스텐 모겐센(덴마크) 조가 푸하이펑-홍웨이(중국)조를 2-0으로 돌려세워 전관왕을 노리던 만리장성에 옥에 티를 남겼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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