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1일. 하나금융그룹 임직원들이 고무장갑을 끼고 앞치마와 두건을 쓴 차림으로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앞 광장에 모였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서툴지만 정성을 다해 직접 김치를 담갔다. 서울을 포함해 전국 각지에 이날 만들어진 김치 1만1,111포기는 소외계층 1,111가구에 전달됐다.
하나금융그룹은 '1'이 네 번 겹치는 이날을 '모두하나데이'로 정하고 2011년부터 대대적인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나눔과 배려를 통해 이웃, 동료, 세계와 하나가 되자'는 취지로 이날부터 두 달간 이어지는 사회공헌활동 릴레이에는 국내외 2만5,000여명 하나금융그룹 임직원뿐 아니라 그 가족들까지 동참한다. 이웃과 하나되기, 동료와 하나되기, 그리고 세계와 하나되기라는 모토를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김정태 회장은 "모두하나데이 캠페인은 건강한 금융그룹, 건강한 임직원, 건강한 사회로 이어지도록 하는 하나금융그룹의 나눔 전통으로 자리매김했다"며 "나누고 돌봐야 할 대상과 지역을 국내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남아ㆍ미주ㆍ유럽 등지의 해외주재 임직원까지 참여 영역을 넓혀, 글로벌 Top 50을 지향하는 세계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주 60일간의 대장정을 끝냈다. 이 기간 ▦11개국 해외 빈곤 아동에게 학용품과 장난감을 전달하는 해피 셰어링 ▦동료 간 감사와 칭찬 문화 확산을 위한 빨간우체통 편지 전달 ▦1인1나눔 활동 실천 ▦나눔의 성과와 노하우를 공유 및 시상하는 나눔 페스티벌 등 다양한 봉사활동이 이뤄졌다.
하나금융그룹 소속 금융회사들이 이 기간에만 봉사활동에 나서는 것이 아니다. 모두하나데이 캠페인이 그룹 차원의 나눔 정신 실천이라면, 평상 시에는 계열 금융사별로 각각의 색깔에 맞는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하나은행은 '공동체를 위한 기여'를 궁극적 목표로 삼고 전통ㆍ재래시장을 지원하는 '나눔은행'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전국 67개 재래시장과 인근 47개 영업점을 매칭해 가계 및 소호 신용대출의 경우 1%, 담보대출의 경우 0.5%까지 영업점장 전결로 우대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문화체험 기회를 공유하는 '문화은행', 환경 보존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푸른은행' 등의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특히 하나은행 봉사활동의 밑바탕에는 기업은 경제주체이면서 동시에 시민사회 구성원이라는 '기업시민주의' 철학이 깔려있다. 이런 기업철학만큼이나 사회공헌활동의 뿌리도 깊다. 1980년대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봉사조직으로 구성된 '소망회'를 출발점으로 2004년 은행 차원의 봉사조직 '하나사랑봉사단'으로 이질 정도다.
외환은행의 사회공헌 활동 키워드는 은행 특성에 부합하는'글로벌'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05년 국내 은행권 최초로 국내ㆍ외 사회복지 전반을 아우르는 자선 공익재단 '외환은행나눔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국내 학생 대상 '환은장학금', 재한 외국인 유학생 대상 '외환글로벌장학금' 등을 운영해온 데 이어 작년에는 개발도상국 출신 결혼이주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외환다문화주부장학금'을 신설했다.
해외 현지 학생들에게도 꾸준히 장학금을 전달한다. 지난 달에는 인도네시아 현지 저소득층 학생 70명에게 장학금을 나눠줬다. 지금까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필리핀 대학생 2,000여명에게 나눠준 장학금이 모두 6억3,000만원에 달한다. 국제구호활동에도 앞장서 동남아 빈곤아동 안면기형 수술, 무료 백내장 수술 및 소외지역 주민 기초의료 서비스 제공 등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자발적 기부문화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기부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고객 계좌에서 발생하는 회사 몫의 수수료 수입 중 최대 30%를 고객 이름으로 기부하는 방식이다. 고객은 추가 부담을 지지 않지만, 기부한 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은 기부자인 고객 앞으로 고스란히 돌아간다. 임창섭 사장은 "하나대투에 오면 누구나 기부천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SK카드는 재능기부로 자영업자 자립을 돕는다. 지난달 재개점한 서울 성동구 행당동 '강스부대찌개'가 재능기부 2호점. 인근에 대형쇼핑몰이 들어서 영업에 어려움을 겪던 차에 하나SK카드 직원 9명이 3개월간 매달려 디자인ㆍ환경 개선은 물론 경영ㆍ마케팅 전략 수립까지 도왔다. 강스부대찌게 점주는 "아낌없는 지원에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재기에 성공해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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