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이 팔면 다르다.'
연간 1,000억원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홈쇼핑을 주름잡는 4인방이 있다. 국내 활동 중인 쇼호스트는 200명에 이르지만 1년에 1,000억원 넘게 물건을 판매하는 큰 손들은 몇 명 되지 않는다. 이들의 공통점은 주요 고객인 30~40대 주부와 연령이 비슷하고 10년 넘게 한 우물을 팠다는 점이다.
# CJ오쇼핑 동지현
CJ오쇼핑의 동지현(42) 쇼호스트는 올해 15년 차인 그는 월 평균 200억원 매출을 올리는 CJ오쇼핑의 간판 쇼호스트다. 그는지난해 무려 2,400억원어치를 팔아 치웠다. 지난 10월에는 1분만에 핸드백을 팔아 분당 주문액이 1억원을 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동 씨는 마치 친구들과 수다를 떨면서 쇼핑을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끔 편안한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게 특징이다. '학교 모임에서 누가 이 옷을 입었는데 반응이 어땠다'라는 식으로 자기 경험을 녹여 공감대를 끌어낸다. 구매를 부추기는 언급도 틈틈이 넣어준다. "아까 입은 건 순식간에 매진되고 이번 제품도 시간을 조금밖에 못 드려요. 그 이야긴 뭐냐 하면 수량이 별로 없다는 거에요." 지금 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조바심이 들게 만든다.
# GS샵 정윤정
13년차 쇼호스트인 GS샵의 정윤정(38)씨 역시 기록이라면 남부럽지 않게 갖고 있다. 단일 프로그램 최다 매출(81억원), 실시간 동시 주문고객 2,500명 등 다양하다. '완판'시킨 상품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고 해 '매진의 여왕'으로 불린다.
정 씨는 무엇보다 '사용해보지 않은 제품은 팔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신뢰를 쌓아왔다. 세안 제품을 방송할 때 맨 얼굴로 나와 직접 시연을 할 만큼 방송에서 망가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동대문시장과 백화점을 드나들며 방송 전 시장조사를 하는 건 기본이다. 유행의 흐름을 알아야 방송에서 자신 있게 해당 제품을 추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1년 1,000억원 매출을 올린 정 씨는 2012년 1,600억원에 이어 지난해 2,400억원어치를 팔았다.
# 현대홈쇼핑 김동은
13년차 배테랑 김동은(45)씨는 현대홈쇼핑의 간판이다. 2012년 1,600억원에 이어 지난해 1,863억원의 매출을 올려 회사 내 쇼호스트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리포터 등 방송 관련 일을 해서 진행이 매끄럽다는 평을 많이 듣는다. 더 이상 설명할 게 없는 순간에도 순발력 있게 이야기를 주도하며 흐름을 이어간다. '트렌드톡'등 패션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그는 "단순히 상품 설명이나 가격 정보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이 옷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맞춰 입으면 좋을 지 설명해주려고 노력한다"고 비법을 귀뜸했다.
# 롯데홈쇼핑 김지애
롯데홈쇼핑의 김지애(38)씨는 4명 중 유일하게 화장품, 패션잡화가 아닌 가전, 보험 등의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쇼호스트다. 다년간의 경험과 생활 속에서 느꼈던 점들을 방송에서 풀어 소비자들의 마음을 여는 재주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색깔 있는 그릇을 판매하면서 "8년 전 결혼할 때 친정 어머니가 사주신 흰 바탕의 도자기세트 상당히 비쌌는데 시간 지나니 밋밋해서 지겨워지더라. 알록달록한 그릇이 예쁘게 보이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하는 식이다. 김 씨는 지난해 매출 1,560억원을 달성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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