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보통의 가정이 스스로 가계를 꾸려가도록 돕고 또 사람들이 걱정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을 만드는 게 할 일이다."
오는 2월 취임하는 '세계 경제대통령'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차기 의장은 상원 인준 통과후 미 주간지 타임과 가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연준 의장이란 단순히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금융시스템을 모니터하는 게 아니다"며 이렇게 말했다. 타임은 이 인터뷰를 9일 '옐런:공공정책은 인간의 고통을 고민해야 한다'는 제목을 달아 소개했다.
옐런은 브라운대학 시절 "대공황 기간 실행되었더라면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었을 정책 결정들에 대해 배운 기억이 난다"며 그때 비로소 "공공정책이 이런 인간의 고통을 고민할 수 있고 또 당연히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믿게 됐다"고 말했다. 그 연장선에서 앞으로 연준의 정책에서도 '따뜻한 경제' 실현에 역점을 둬 물가 안정보다 실업 해소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을 밝혔다.
옐런은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새로운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또 "금융규제를 위해 마련된 도드-프랭크법은 필요한 조치들을 담고 있는 좋은 안내도이나 지금까지 취해지지 않은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며 금융위기 차단을 위한 추가 규제를 요청했다.
옐런은 "많은 사람들이 연준의 양적 완화가 부자들을 돕는 조치라고 하는데 실은 그렇지 않다"며 지금까지 연준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연준의 정책 목표는 장기 금리를 낮춰 소비를 진작시키고 경기회복을 돕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경기부양조치로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주가가 오르면서 소비가 진작되고 일자리가 창출돼 경제 전반이 개선됐다"며 미국경제에 대해 더욱 낙관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옐런은 "나와 연준의 동료 대부분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첫 숫자가 2보다 3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3.0% 이상의 견조한 성장세를 기대한다는 뜻이다. 옐런은 "경기회복이 절망적일 만큼 느리다"면서도 "하지만 조금씩 사람들이 일자리로 돌아오고 있고 인플레이션도 장기목표치인 2%에 접근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